SK그룹이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대부분 유임하는 안정형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CEO들의 출신 대학 편중도는 소위 ‘SKY’로 불리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가 92.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들의 평균 나이는 56.5세에서 55.9세로 0.6세 젊어졌다.

5일 단행된 SK그룹 임원 인사로 19개 상장사와 수펙스추구협의회 주요 관계사 등 분기보고서를 공시하는 25개 회사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경영자는 26명(오너 일가 제외)으로 1명 늘었고, 이들 중 24명(92.3%)이 SKY 출신이다.

이번 인사에서 CEO 교체는 6곳에서만 이뤄졌다.

글로벌 위기 극복과 딥체인지(Deep Change) 실행력 강화를 위해 부문장급 임원들은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지만, CEO급은 변화를 크게 주지 않았다.

인사 후 SK그룹의 SKY 출신 CEO는 서울대가 14명에서 15명, 연세대는 3명에서 4명으로 1명씩 늘었다. 최태원 회장과 동문인 고려대 출신은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임원인사 전에는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SK브로드밴드 CEO를 겸직하고 있었던 터라 최고경영자들의 SKY 비중은 25명 중 23명으로 92%를 기록했었다.

SK그룹 CEO의 SKY 출신 비중은 재계에서도 유독 높은 편에 속한다. CEO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30대 그룹 CEO들의 SKY 출신 평균 비중은 49%다. 매출 기준 500대 기업 CEO의 SKY 비중은 42%다.

고려대 출신 CEO가 재직하던 SK브로드밴드와 SK이노베이션 E&P사업은 모두 서울대 출신 인사가 맡게 됐다. SK브로드밴드는 ADT캡스 최진환 대표, SK이노베이션 E&P사업대표에는 SK루브리컨츠 지동섭 대표가 선임됐다.

이번에 신규 선임된 차규탁 SK루브리컨츠 대표, 박성하 SK(주) C&C 사업대표는 연세대 출신이다.

유임된 CEO 중에서 장동현 SK㈜ 대표를 비롯해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 박상규 SK네트웍스 대표 등은 대표적인 서울대 출신 CEO다. 이번 인사로 김준 대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에너지·화학위원장, 장동현 대표는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을 맡는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유정준 SK E&S 대표, 전광현 SK케미칼 대표, 이완재 SKC 대표 등은 고려대 졸업자다.

SK그룹 CEO 중 SKY 출신이 아닌 인물은 함스테판윤성 SK디앤디 대표와 이준영 에스엠코어 대표 2명뿐이다. SK디앤디와 에스엠코어는 올 3분기까지 매출이 각각 2047억 원, 867억 원으로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은 계열사다. 영업이익은 116억 원과 46억 원이다.

SK그룹 관계자는 “CEO는 경영 능력이나 자질을 보고 뽑는 것이지 학력을 고려하지는 않는다”며 “그룹 내부에서도 SKY 출신이라서 경영자가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원 인사 후 CEO들의 평균 나이는 56.5세에서 55.9세로 0.6세 젊어졌다. LG그룹(59.7세)과 비교하면 CEO들의 평균 나이가 3살가량 젊다.

신규 선임된 최진환 SK브로드밴드 대표는 기존 CEO보다 5살 젊다. 박찬중 SK디스커버리 대표와 이용욱 SK머티리얼즈 대표, 박성하 SK(주) C&C 사업대표 등의 나이는 기존 CEO보다 3살 젊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