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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사모펀드 은행판매 규제로 금융지주 복합점포가 반사이익 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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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사모펀드 은행판매 규제로 금융지주 복합점포가 반사이익 누릴까?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12.09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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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사태로 인해 시중은행에서 고위험 사모펀드 및 신탁 판매가 제한됨에 따라 고위험 상품에 대한 수요가 은행에서 금융지주계열 증권사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은행 대신 증권사를 찾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복합점포 형태로 은행을 통해 소개영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금융지주계열의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증권 복합점포에서 은행 직원이 고객을 증권사 직원에게 소개하는 형태로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 복합점포 전략 강화하는 금융지주, 사모펀드 시장 위축으로 시너지는 불확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은행-증권 시너지를 위해 복합점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사 기준 전체 점포 중에서 절반 가까이가 이미 복합점포로 구성될 정도다.

복합점포는 한 점포 내 은행, 증권, 보험 등 계열회사 점포가 입점한 것으로 가령 은행 고객에게 증권사 금융투자상품을 소개하거나 거꾸로 증권사의 우량 고객을 은행에도 소개할 수 있는 영업 형태가 가능한 점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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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복합점포 전략이 가장 활발한 곳은 KB금융이다. 11월 말 기준 KB증권 전체 영업점 112곳 중에서 WM복합점포는 현재 70곳으로 그 비중은 무려 62.5%에 해당한다. KB증권 점포 10곳 중 6곳은 은행과 복합점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PWM이라는 브랜드로 일찌감치 복합점포 전략을 내세웠던 신한금융도 비슷한 흐름이다. 현재 기준 신한금융투자 일반지점은 66곳인데, 은행과의 복합점포 개념인 PWM센터는 28곳이고 간단한 증권업무가 가능한 PWM라운지는 31곳이다. 일반지점(66곳)과 PWM지점(59곳, 라운지 포함)수에서 큰 차이가 없다.

최근 복합점포 3곳을 추가 출점한 하나금융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를 기준으로 현재 전체 점포 수는 57곳인데 그 중 복합점포는 절반에 가까운 27곳이다. 올 들어 전체 점포수는 변함없는데 복합점포는 3곳이 순증했다.

NH농협금융의 경우 현재 NH투자증권 전체 점포 85곳 중에서 복합점포는 12곳에 그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복합점포 전략 강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서는 IBK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계열 은행(IBK기업은행, DGB대구은행)과의 복합점포를 공격적으로 오픈하면서 복합점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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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지주 주요 계열사들이 입주한 복합점포. 사진은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KB증권

증권사들의 경우 한동안 인접 점포를 통폐합해 대형화시키는 작업을 병행했지만 현재 금융지주계열 증권사들의 경우 대형점포화 전략은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은행과의 복합점포 출점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복합점포라는 장치를 두고 있는 금융지주계열 증권사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DLF사태 이후 사모펀드 시장이 얼어붙고 있어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 판매가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증권사 또는 보험사 상품에서 찾겠지만 수익성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보이지 않으면 복합점포라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DLF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사모펀드 자체가 급감하면서 사모펀드 시장 자체가 얼어붙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사모펀드 잔액이 지난 10월 말 기준 24조7천175억원으로 전월 대비 9969억 원 감소했다. 특히 DLF 사태가 본격 촉발된 하반기 들어 월별 판매잔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대목이다.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 자체가 얼어붙으면서 복합점포 시너지를 물론 반사이익이 금융투자업계로 돌아온다는 전망 자체가 무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금융투자상품의 주요 판매처였던 은행 창구가 상당부분 막히게 된 점도 증권사들에게 마냥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 고객의 수요가 복합점포를 통해 증권사로 흘러가기 위해서는 고객과 금융회사, 그룹 계열사들간의 유대관계가 끈끈해야하는데 일선 현장에서는 은행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모펀드 시장 자체가 위축됐다는 점도 금투업계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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