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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외친 대우건설 김형 사장, 조직개편·사업다각화 통해 체질개선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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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외친 대우건설 김형 사장, 조직개편·사업다각화 통해 체질개선 성과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19.12.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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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가 회사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각오를 다졌던 대우건설 김형 사장이 브랜드 리뉴얼과 조직개편을 통해 체질개선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며 매각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김 사장이 부진한 실적 역시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사장은 올해 1월 2일 신년사를 통해 “올 한해 우리가 당면한 경영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가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올해 수주 달성률 70.3%…10대 건설사 중 7할 이상은 3곳 뿐

김 사장의 이같은 의지가 투영되면서 대우건설은 올 한해 수주와 사업다각화 등 많은 면에서 수확을 거뒀다. 

대우건설은 3분기까지 총 7조4226억 원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올해 목표인 10조5600억 원의 70.3%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기간(6조7061억 원)보다 10.7% 증가한 수치다. 

지속되는 부동산 규제와 해외 수주 가뭄으로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았던 것을 감안한다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10대 건설사 중 목표 달성률 70% 이상을 기록한 곳은 대우건설을 포함해 단 3곳 밖에 없다.

대우건설 수주 실적 및 잔고 현황.png

수주잔고도 양호한 편이다. 지난 10월 말 기준 대우건설의 수주 잔고는 지난 10월 말 기준 32조5531억 원으로 4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 말 30조4135억 원보다 2조 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실제 대우건설은 최근 국내 주택과 해외 시장 수주 모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장위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서 시공사로 선정된데 이어 7월에는 서울 고척 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해외에서는 지난 9월 나이지리아 가스공사(NLNG)로부터 LNG트레인7 EPC프로젝트의 원청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인정받는 낙찰의향서(LOI)를 받았다. LNG액화플랜트의 경우 플랜트 공사 중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여기에는 김 사장의 혁신안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푸르지오 브랜드 리뉴얼이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3월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의 이미지를 재정립했다. 고급 브랜드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강화는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김 사장은 자산운용업과 장비대여업을 포함한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실고 있다. 지난 8월 대우건설은 조직 재개편을 통해 사장 산하 직속 본부로 '신사업추진본부'를 신설했다. 신사업 추진에 대한 김형 사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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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에서 드론관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국토교통부에 리츠자산관리회사(AMC) ‘투게더투자운용’의 예비인가를 신청하며 신사업 ‘자산운용업’에 진출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사업을 수행하며 확보한 여러 자산을 운용해 2025년까지 20개 이상의 리츠를 운영하고, 자산운용 규모를 4조 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선박대여업과 장비임대업도 새로 시작했다. 대우건설은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 목적에 선박 대여업을 추가했는데, 이는 국내외 항만, 방파제 등 해상공사에서 사용하는 바지선, 예인선, 해상크레인 등의 선박을 대여하는 사업이다. 지난 9일에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건설 산업용 원격 드론관제시스템(DW-CDS, Daewoo Construction Drone Surveillance)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영업을 담당하는 글로벌 마케팅실에 국내 공공영업 업무를 포함시켜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배치했다. 또 각 본부 부서들의 통합, 분리, 신설을 통해 조직 구조의 효율성을 제고했다. 

그 동안 대우건설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해외사업 원가율 문제 등을 직접 챙기겠다는 김형 사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주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기업 가치 제고와 관련이 깊다”며 “국내 마케팅실과 해외 마케팅실을 사장 직속으로 편제한 조직개편과 드론관제, 리츠 등 사업다각화 역시 수주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주 성적 매출 전환 까지는 다소 시간 걸려…내년 반등 전망 

다만 이같은 노력이 실적에 반영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주 성과와는 별개로 지난 몇 년 간 매각 이슈 탓에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5352억 원으로 전년동기(3193억 원) 대비 40.3%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8조3452억 원에서 6조3426억 원으로 24% 줄었다.

대우건설 3분기 실적 현황.png

대우건설 관계자는 “감사의견 거절 당시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공격적으로 물량확보를 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매출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대우건설의 실질적인 실적 반등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김세련 연구원은 “2020년 하반기부터 수주잔고의 매출화와 수익률 개선이 진행되면서 해외사업 원가율 안정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주택부문에서 성장성을 확보해 하반기부터 기초체력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지만 내용은 양호하다”며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임박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우건설의 올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73.2%로 전년말(73.5%)대비 0.3%p 소폭 하락했다. 큰 폭으로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매년 20%p씩 늘어났던 과거에 비하면 재무안전성도 충분히 확보했다는 평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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