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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현대차증권 등 중소형사 자본확충 경쟁...자본 1조 이상 14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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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현대차증권 등 중소형사 자본확충 경쟁...자본 1조 이상 14곳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12.2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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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5000억 원 이상 1조 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 현대차증권(대표 이용배), 하이투자증권(대표 김경규) 등이 자본 확충을 결정했다.

리테일 업황 악화와 부동산 규제 강화로 증권사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고 대형사를 중심으로 기업금융(IB) 부문 수익 비중이 늘어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도 자본 확충을 통해 IB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 한화·현대차·하이투자증권 등 증자 단행... 성장동력 확보 차원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월 제3자 배정 방식으로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증자에는 한화자산운용이 참여했는데 이번 증자로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 중 하나가 되면서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증자를 통해 확충된 자본을 활용해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IB본부와 트레이딩본부, WM본부는 각 본부의 수익기반 마련, 영업 시너지 확대 등을 노리고 있고 특히 디지털 분야 신사업 진출로 미래 성장동력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증권도 지난 10월 말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증자 규모는 약 1036억 원으로 양질의 프로젝트 투자규모 확대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가장 최근 자본 확충을 결정한 하이투자증권은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보통주가 발행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총 217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대주주인 DGB금융지주의 결단으로 회사 측은 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기존 핵심사업 및 신규 사업 영역 확장으로 대형 IB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3개 증권사 모두 올해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올해 또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자기자본 1조 원' 벽을 뚫게 되는데 이들을 포함하면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1조 원이 넘는 증권사는 14곳에 이르게 된다.

◆ IB 수익 비중 늘어나면서 자본 투입 필요... 규제 대응 차원 확충 분석도

중·소형 증권사들의 연이은 자본 확충은 최근 증권사들의 수익 포트폴리오가 리테일·자산관리(WM)에서 기업금융(IB)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순영업수익에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3.3%를 기록했다. 여전히 높은 수치이지만 지난 2002년 65.1%에 비하면 16년 새 21.8% 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IB부문 순영업수익 비중은 5.1%에서 19.3%로 14.2% 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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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시장연구원

그동안 리테일 중심의 '천수답' 영업에 의존한 증권사 수익 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형사 대비 영업기반이 열세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IB 수익 비중이 높은데 대형사들이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IB 수익을 늘리면서 부랴부랴 증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증자를 단행한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은 IB부문 수익 비중이 높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IB/PF부문 순영업수익이 전체 순영업수익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현대차증권도 전체 순영업수익에서 IB부문 비중이 62.2%에 달한다. IB부문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수익성에 바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금융당국은 최근 수년간 증권사의 기업금융기능과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증권사 대형화 유도 정책을 지속하고 있으며 증권업계 역시 IB 및 트레이딩 사업 규모를 확대해오면서 자본력이 우수한 증권사의 시장지위가 상향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김 수석연구원은 "국내 경기 회복 지연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자기자본 3조원을 상회하는 종합금융투자업자의 시장지위 강화 업계 전반의 경쟁심화와 중소형사에 불리한 정부 규제환경 등 비우호적 요인을 고려할 경우 회사의 증가된 자본을 활용한 사업기반 강화 수익 창출능력 제고 및 안정성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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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신 NCR 규제 대응과 부동산 PF 규제 등 최근 금투업계 관련 규제 대응을 위한 자본 쌓기를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본 확충은 곧 건전성 강화로 이어지는데 채무보증비율이 높은 일부 대형사들과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자본 확충에 나선 점이 이를 방증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자기자본 상위 20개 증권사 중 채무보증비율(채무보증액/자기자본)이 100% 이상인 증권사는 모두 4곳이다. 그 중 메리츠종금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자본확충을 실시했고 하나금융투자는 내년께 증자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 가해지고 있는 각종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일부 증권사에서 자본 확충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자본 크기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 IB 사업 특성상 IB 강화를 위한 자본 확충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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