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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새 수장 구현모 사장, 어깨엔 숙제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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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새 수장 구현모 사장, 어깨엔 숙제 '한가득'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19.12.30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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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KT호를 이끌 차기 CEO로 낙점됐다. 12년 만의 내부 승격이자 50대(1964년생) 젊은 CEO로서 실력과 인성을 갖춘 수장이라는 우호적인 평가 속에 쌓인 과제도 많다.

그 중 하나가 현 황창규 KT 회장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점이다.

구현모 사장과 황창규 회장 등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일정 수수료(3.5~4%)를 떼고 현금화하는 ‘상품권깡’수법으로 비자금 11억 5000여만 원을 조성한 후 4억3790만 원을 국회의원과 총선 출마자 등 99명에게 불법 정치후원금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KT 이사회 측은 법적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구현모 사장은 지난 1월 검찰에 송치된 이후 소환조사를 받지 않았다. 경찰이 구현모 사장 등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기각하면서 본격적인 수사는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큰 셈이다.

구현모 사장의 임기가 3년임을 생각하면 이 기간 내에 최종 판결이 나올지 미지수다. 또 금융 쪽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최근 연임하기도 했다.

KT의 실적 개선은 구현모 사장의 또 다른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지난해 KT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3사 중 가장 높았지만 영업이익률 5.4%로 3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최근 3년간으로 범위를 넓혀도 영업이익률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6년 6.5%였던 영업이익률은 최근 2년간 5%대에 머물고 있다. 경영 면에서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뜻이다. 시장 1등을 목표로 시작한 5G는 초반 가입자 점유율을 38.5%까지 끌어 올리며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10월 말 기준으로는 30.4%로 2위로 다시 내려왔다.

통신3사 실적.JPG

가장 장점으로 꼽히는 IPTV 등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여전히 3사 가운데 가장 점유율이 높다. 올 상반기 가입자 수 1034만, 시장 점유율은 31.31%(이상 스카이라이프 포함)로 모두 1위였다. 구현모 사장 또한 커스터머&미디어 부문 부문장을 맡으면서 미디어 부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이 수치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인수했고,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와 합병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는 등 파이를 키우는 동안 KT는 유료방송 합산 규제에 막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KT 역시 딜라이브 등 케이블TV 인수를 추진했지만 유료방송 합산규제(한 사업체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의 33.3% 이상을 점유할 수 없는 제도)에 발목이 묶인 상태다. 지난해 일몰됐지만 재도입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기에 M&A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 개최 유무도 불투명하다.

KT는 지난 10월 향후 4년간 3000억 원 투자를 선언하며 AI 전문 인력 1000명을 육성해 AI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KT만의 차별화를 선보이는 것도 구현모 사장의 중요한 과제다.

KT 관계자는 “구현모 사장은 KT 내 전략, 기획에 능한 인재로 꼽히는 데다 ICT에 대한 전문성도 갖추고 있어 기존 사업의 안정화는 물론 신사업 추진에도 힘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현모 사장은 우선 오늘부터 차기 CEO 내정자로서 직원들과 만나 내부 소통에 나선다. 이와 함께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 안정화에 나설 전망이다. KT에서만 32년째 재직 중이라 1월 중에 있을 조직개편과 임직원 보임 등은 빠르게 진척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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