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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2020' 성적표③]SK(주), 200조 매출 목표 50% 달성...5대 성장영역 투자는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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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2020' 성적표③]SK(주), 200조 매출 목표 50% 달성...5대 성장영역 투자는 활발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0.01.09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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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기업들은 한 때 '비전 2020'이라는 이름으로 장밋빛 청사진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2020년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시점에서 각 기업들이 내건 경영목표가 얼마나 실현 됐는지, 혹시 주먹구구식의 경영전략은 아니었는지를 점검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SK그룹은 그룹차원의 '비전 2020'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지주사인 SK(주)를 통해 2020년 매출 목표를 제시하면서 그룹 전반의 사업구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SK는 지난 2015년 C&C 사업부문을 통합하면서 지주사 매출 목표를 200조 원으로 설정했다. 올 연말까지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SK의 2018년 매출은 101조5000억 원인데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또한 100조 원 수준으로, 2018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1년 안에 매출을 2배로 늘려야만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애초 200조 원이라는 목표치가 다소 높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포스코, 롯데 등도 동일한 목표를 제시했는데 롯데는 2016년말에 이를 철회했고 포스코도 목표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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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SK는 연결회사 실적호조와 공격적인 투자로 2015년 이후 단기간에 매출을 크게 늘리며 성장가도를 달려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주)와 C&C가 합병한 첫해 매출 38조5900억 원(이하 연결기준)에서 이듬해인 2016년 82조7300억 원, 2017년 90조 6100억 원으로 지속 성장을 이뤘고 2018년에는 100조 원 돌파에 성공했다.

메모리 반도체, 정유 부문, 전기차배터리 등 화학 분야가 호황을 이뤘고 비정유 사업 또한 2015년 이후 실적 비중이 크게 늘면서 성장세를 탔다.

매출 200조 원 달성은 요원하지만 사업구조면에서는 착실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는 매출 200조 원 목표와 함께 ▲IT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모듈 등 5대 성장 영역 육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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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우선 반도체 시장에서는 2020년까지 톱3 진입을 선언했는데 조기에 달성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메모리 제조사인 SK하이닉스는 2015년 매출 규모가 16조 원 수준이었는데 2018년 3년 만에 두 배가 넘는 40조 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3위에 올랐다. 2017년부터 데이터 센터와 고성능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초호황시대가 열렸다.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하면서 실적이 대폭 뛰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3세대 10나노급(1z)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it DDR4 D램도 개발했다. 단일 칩 기준 업계 최대 용량인 16Gb를 구현해 웨이퍼 1장에서 생산되는 메모리 총 용량도 현존하는 D램 중 가장 크다. 낸드플래시 또한 2017년 초 업계 최초 72단 3D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그룹 차원의 지원을 업고 과감한 투자전략도 추진됐다. 2016년 청주테크노폴리스에 15조 원을 투자했고 2017년에는 반도체 소재 기업 LG실트론의 지분 51%를 6200억 원에 인수하며 사업 확장을 지원했다.

다만 메모리 초호황의 거품이 꺼졌고 전체 매출 80% 비중을 차지하는 D램의 가격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지난해 매출은 26조 규모로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매출도 4위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을 축으로 하는 ICT에서도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016년 12월 부임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ICT 복합 기업 탄생을 강조하며 그룹내 ICT 계열사들을 사실상 책임지고 있다. SK가 추구하는 ICT 생태계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융합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전면적 개방 시스템으로 이 분야에 5조 원을 투입했다.

또 지난해 4월 상용화한 5G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며 상반기 무선 매출이 반등했고 9월에는 ‘푹’과 ‘옥수수’를 통합한 종합 OTT '웨이브‘를 출범하며 100만이 훌쩍 넘는 가입자를 모았다. 또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 출범, ADT캡스와 SK인포섹 편입을 통한 연간 첫 1조 원대 보안사업 매출, 지난해 상반기 11번가 영입이익 흑자 등의 성과도 뒤이었다.

다만 매출 면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2015년 매출 17조1367억 원을 기록했는데 2018년에는 16조 8740억 원에 그쳤다.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19년 17조 9000억 원대 매출로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가요금제가 많은 5G 시장에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가입자당 평균 매출이 오르고 있다.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이 떨어진다면 티브로드의 수익이 SK텔레콤의 연결기준 실적에 합산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LNG·바이오제약 등 5대 성장영역 전략적 투자 진행 중

LNG 분야는 중국 등 글로벌 시장 확장으로 당시 50~60만톤 규모였던 2020년 500만톤 규모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밝혔다. 이에 2018년 미국, 베트남, 리비아, 페루 등 9개국 13개 광구(이중 페루 광구는 지난해 매각)와 4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통해 일 평균 약 5만3000 환산 배럴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 중이다. 최근에는 미국과 남중국해 등에서 천연가스 및 석유 광구 개발에 나서고 있다.

LNG 사업을 주도적으로 하는 SK E&S의 규모만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250만~290만 톤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고, 해외 개발 사업에 나서고 있는 다른 계열사 실적까지 포함하면 5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오 제약 부문에서는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지난해 12월 뇌전증(간질)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를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로 시판을 허가를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허가받는 성과를 냈다. 국내 기업이 기술 수출 없이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 시험, 판매 허가 신청(NDA)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사례다.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엑스코프리의 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아 올해 2분기에는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상업화를 기대 중이다. 하나금융그룹 애널보고서에 따르면 엑스코프리의 가치만 약 5조 5000억 원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1년 설립된 중추신경 관련 신약 개발 업체로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이다. 현재 예비 심사를 통과한 상황이다.

SK 관계자는 “2015년 이후 실적 향상은 반도체와 정유·화학 업종 호황으로 인한 외부 영향 덕을 봤고 자체적으로도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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