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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연초 철강재 가격인상 행렬...수익성 회복 위해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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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연초 철강재 가격인상 행렬...수익성 회복 위해 '초강수'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1.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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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철강업계의 철강재 가격인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극심한 영업이익률 저하를 가격인상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포스코(대표 최정우)와 현대제철(대표 안동일)은 1월 초 주문투입분부터 유통용 후판가격을 톤당 2만 원 인상했다. 이미 스틸서비스센터와 지정판매점에 공문을 발송해 가격인상을 확정지은 상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또 1월 강관, 건자재 등 실수요향 열연가격을 톤당 3만 원 인상했다. 포스코는 유통용 냉연도금재 가격도 1월 초 주문투입분부터 톤당 2만 원 인상했다.

동국제강(대표 장세욱)은 1월 유통용 후판 가격을 톤당 3만 원 인상키로 하고 지정판매점에 통보한 상태다. 오는 15일 투입분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한다. 동국제강은 일반형강 가격을 13일부터 톤당 3만 원 인상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국내 철강사들은 자동차강판과 조선용 후판도 인상할 방침이다. 국내 철강사들은 일단 유통, 실수요용 열연, 후판, 냉연, 일반형강 등 전 품목의 가격을 일단 올린 뒤 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 가격인상의 근거로 삼을 심산이다.

자동차강판과 조선용 후판은 올 상반기 가격협상이 곧 개시된다. 조선용 후판은 지난해 하반기 톤당 3만 원 인상됐다. 원래 철강사들은 조선용 후판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 톤당 7~8만 원 인상을 추진했으나 3만 원으로 마무리 되면서 원료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하는데 실패했다. 올 상반기는 조선용 후판을 톤당 3~4만 원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강판은 지난해 가격인상에 실패했거나 소폭 상승에 그쳤다. 올 상반기 자동차사들과의 협상에서 자동차강판 톤가격인상 의지를 매우 강력하게 관철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강판 인상폭은 톤당 3~5만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사들이 신년 가격인상에 올인하는 것은 가격인상으로 롤마진을 확대해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반 감소를 겪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64조6726억 원으로 전년보다 0.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조2058억 원으로 24.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도 2018년 8.5%에서 6.5%로 2%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20조8036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보다 0.1%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5565억 원으로 전년보다 45.8%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 4.9%에서 지난해 2.7%로 2.2%포인트나 하락할 전망이다.

철강3사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png
지난해 4분기 실적 역시 포스코는 8885억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데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74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 급감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4분기 40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가 예상되나 영업이익률은 2%대에 불과하다.

실적악화의 주된 배경은 급등한 철광석 등 원료가격을 제품가격에 반영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작년 1월부터 꾸준히 올라 7월에는 톤당 120달러 선을 넘어서며 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8월 이후 조금씩 하락했지만 여전히 톤당 90달러 선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일본 철강사들도 지난해 4분기와 신년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국내 철강사들의 가격인상에 명분을 주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제품가격 인상 반영을 위해 1분기 설비 합리화를 진행해 공급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고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제품가격에 반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유통, 실수요용 제품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차강판, 조선용 강판 가격도 올린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 4분기 영업이익률이 1% 미만에 이를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수요업계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려 애썼지만 현재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수익성이 한계를 드러낸 상태여서 사실상 배수의 진을 치고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후판과 일반형강 가격이 너무 낮게 형성돼 있어 가격인상에 나선 것"이라며 "수익성 중심의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어 할인판매를 지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철강 수요산업이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러한 가격인상 노력이 얼마나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기악화로 유통시장에서의 철강재 물동량도 극히 부진해 유통용 가격인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동차강판은 올해 국내 완성차 생산대수가 4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등 업황부진과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중견 자동차사들의 경영위기로 차강판 가격인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후판의 경우 조선사들이 막판 수주에 나서고 있지만 선가 회복이 더딘 데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적자기업들이 줄 서 있어 올해에도 철강사와 조선사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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