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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차 노사갈등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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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차 노사갈등에 '몸살'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1.10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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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르노삼성자동차(대표 도미닉 시뇨라), 한국지엠(대표 카허카젬), 쌍용자동차(대표 예병태) 등 국내 중견 자동차 제조사들이 노사갈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르노삼성 본사를 찾아 상경집회를 벌였다. 노조 확대간부와 조합원들이 부산에서 버스 편으로 이동했다. 노조는 "르노삼성은 수년간 1조7000억 원의 흑자를 보고 있고, 지난해에도 1700억 원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고정비를 아끼기 위해 기본급 동결, 상여금 쪼개기, 희망퇴직 시행 등으로 노동자를 옥죄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기본급 8% 인상과 노조원에게만 매년 통상임금의 2% 추가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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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강남구 르노삼성 본사 앞에서 열린 상경집회에서 르노삼성 노조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에 앞선 지난 9일 르노삼성 노조는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게릴라 파업을 벌였다. 약 200명의 직원을 몇개 조로 나눠서 1~2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지난 7일, 8일에도 야간근무조를 대상으로 게릴라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지난해 말 임단협 결렬에 따라 전면파업을 선언했지만 조합원 참여율이 30% 수준까지 떨어지자 게릴라식 파업으로 사측을 압박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파업으로 6000여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해 손실 규모가 1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릴라 파업이 이어지자 르노삼성은 10일부터 파업에 참여하는 근무자들을 공장에 출입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주간조와 야간조를 통합해 주간 근무조로 생산라인을 계속 가동키로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70% 이상이 파업에 참여하지 안하다 보니까 노조 간부들이 게릴라 파업이라는 무리수까지 두는 것 같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을 모아 주간조로 돌리는 등 안정적인 생산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어떻게든 교섭을 통해 파업을 멈추고 대화를 진행하자고 사측은 얘기하고 있는데 노조 간부들을 중심으로 계속 파업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연간 내수 8만6859대, 해외 9만591대 등 총 17만7450대를 판매해 를 팔아 2018년 대비 판매량이 각각 3.9%, 34.0%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QM6가 중형 SUV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판매호조로 실적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던 상황에서 노사갈등으로 다시 발목을 잡히는 분위기다. XM3 등 올해 6종의 신차를 내놓을 계획인데 생산 리스크가 커졌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연말 새 노조 집행부가 선출되면서 아직은 잠잠한 상황이지만 비정규직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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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가 창원지방검찰청 앞에서 한국지엠(GM) 사장의 검찰 수사와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 8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오후 창원지방검찰청에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신규 하청업체를 통해 비정규직을 채용한 것이 불법파견이라는 것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구조조정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비정규직 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585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현재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공장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해 놓고 해고 철회 투쟁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 판매량이 7만6447대로 국내 완성차업체 중 내수판매 꼴찌를 기록했다. 오는 16일 트레일블레이저 출시행사를 열고 본격 판매예정이었으나 새해부터 비정규직 문제가 대두되며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도급업체 계약만료가 되서 재계약을 안한 것이지 우리가 비정규직을 직접 해고한 것이 아니다"라며 "다음 주 트래일블레이저를 출시하는 등 긍정적 이슈가 많이 언급되야 하는데 비정규직 문제가 대두돼 안타까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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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이 쌍용차 해고노동자 46명 부당휴직 구제신청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쌍용차는 해고됐던 직원들의 복귀가 순조롭게 이어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2018년 노·노·사정이 모여 극적으로 타결한 사회적 합의에 따라 2009년 당시 해고된 노동자 전원을 복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7일 남은 46명이 11년 만에 평택공장으로 출근했는데 사측은 경영이 어렵다며 또다시 유급휴직을 통보했다. 이들은 기본급과 상여금의 70% 수준을 지급받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31명은 9일 회사가 유급휴직을 통보하자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 구제신청서를 제출했다. 나머지 15명도 조만간 구제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당초 올해 1월에는 해고된 노동자들을 전부 복직시킬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 경영상황이 더욱 열악해져 유급휴직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쌍용차는 11분기 연속 적자 기록 중인 상황으로 부채비율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285.5%까지 치솟는 등 경영상황이 열악한 실정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9월 안식년제 시행 및 복지 축소 방안 발표에 이어 상여금 200% 반납 등 인건비 절감을 위한 고강도 경영 쇄신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7월 재고량 조절을 위해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췄음에도 연말 쌓일 대로 쌓인 재고 처리를 위해 코리아 세일페스타 등 할인 행사에 나선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46명의 생산라인 직원들을 복귀시킬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작년 초만 하더라도 계획대로 경영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 1월 남은 노동자 복직을 합의한 것이지만 현재 경영환경이 악화돼 이들이 일할 일자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기본급과 상여금의 70%를 지급하며 회사로써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회사 사정이 나아질 때까지 기달려달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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