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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신남방 개척기①]신한베트남은행 순익 1천억 돌파...자산관리·모바일금융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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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신남방 개척기①]신한베트남은행 순익 1천억 돌파...자산관리·모바일금융 선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1.15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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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이 글로벌 금융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신남방 전략'에 수 년 째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1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 규모와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는 베트남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신남방 전초기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현지인 대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하며 현지 금융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베트남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국 금융회사들의 활약상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베트남 금융시장은 로컬 금융회사들의 지배력이 공고하다. 은행의 경우 4대 국영은행의 고객 점유율이 절반을 훌쩍 넘어섰고, 나머지 절반의 시장을 놓고 40여 개 은행들이 경쟁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외국계 은행이라는 핸디캡을 안고서도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로컬 은행들과의 당당히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20년 이상 쌓인 업력과 150만 이상의 든든한 고객층은 신한베트남은행이 외국계 금융회사 성공 모델로서 손색 없음을 증명한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여·수신 업무 중심의 기본적인 은행의 역할 뿐 아니라 고액 자산가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자산관리서비스, 모바일 뱅킹 시대에 앞서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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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호찌민 시 떤선녓 국제공항 입국장에 걸려있는 신한은행 광고판. 광고모델 박항서 감독과 쯔엉 선수가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지난 6일 오후 베트남 호찌민 시 떤선녓 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신한베트남은행 광고판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쯔엉 선수,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3월부터 신한베트남은행 홍보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 홍보 효과가 상상 이상이다.

박 감독과 홍보모델 계약을 한 2018년 3월 기준 신한베트남은행 고객은 104만 명이었지만 지난해 말 기준 150만 명을 넘기면서 약 1년 반 만에 고객 수가 50% 이상 늘었다.

특히 박 감독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신한베트남은행의 위상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지에서 은행 행사를 개최할 때 박 감독이 등장하는 경우 참석하는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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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늘어나는만큼 신한베트남은행의 수익성도 해외법인 중 가장 높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신한베트남은행의 순이익은 944억 원으로 2018년 연간 실적(950억 원) 수준을 달성했다. 4분기 실적을 감안하면 지난해 법인 순이익 1000억 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베트남 외국계 은행 중에서는 HSBC와 수위를 다투고 있다.

◆해외법인 중 베트남 최고 순익...작년 1000억 원 돌파 확실시

특히 신한은행 해외점포 손익 비중에서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한베트남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이른다. 지점을 제외한 현지법인을 기준으로 보면 손익의 절반이 베트남에서 창출되고 있다.

올해 신한베트남은행이 공들여 보고 있는 분야는 자산관리(WM)와 모바일이다. 현지 시장 정착을 공고히 한 신한베트남은행은 대규모 고객 기반을 갖춘 상황이라 지점 확대를 통한 현지화에 가속도를 붙이는 것과 동시에 고객 서비스도 규모에 맞게 확충하는 모습이다.

자산관리 서비스는 지난해 7월 호찌민 푸미흥 지역에 PWM 센터를 출점하면서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재 PWM센터 1곳과 기존 지점에서도 BIB 형태로 운영되는 PWM 라운지가 8곳 위치해있는데 이 곳에서는 10억 동(한화 약 5000만 원) 이상 보유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비금융 위주의 다양한 프리미엄 서비스가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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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찌민 엠플라자사이공에 위치한 사이공지점 PWM 라운지. 조용한 분위기에서 전문적인 고객 상담이 가능한 구성으로 되어있다. 하노이 호안끼엠호수 근처 레따이또 지점 등 베트남 내 8개 지점에 PWM라운지가 위치해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지난 7일 방문한 호찌민 시 사이공지점 내 PWM 라운지 역시 은행 내점 고객으로 북적한 일반 창구와 달리 PWM 라운지는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개별 상담이 가능한 상담실이 배치돼있고 서울 본사 직원과 실시간 상담이 가능한 화상 상담 부스도 별도로 마련돼있었다.

PWM 고객들에게는 공항 라운지 이용, 생일 호텔 케이크 배송, 와인·꽃꽂이·스킨케어 강좌 등을 정기적으로 제공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PWM 고객 간 커뮤니티도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PWM 고객에게는 예금 금리도 추가 제공되고 전담 직원의 밀착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된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이 사용하는 '신한 플래티넘 카드' 보유 고객은 별도로 재정입증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한국 입국을 위한 복수비자를 받을 수 있다. 베트남 국민들이 한국 방문시에는 비자가 필요하지만 비자 신청시 재정능력 입증을 위해 재직증명서나 은행잔고 증명 등을 일일이 제출해야하고 시간도 길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신한은행 우량 고객들에게는 혜택이 주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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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한국 신문에 실린 신한 플래티넘 카드 관련 광고. PWM카드 프리미엄 혜택으로는 카드한도 월 3억 동(한화 1500만 원), 전세계 공항 라운지 분기당 3회, 여행자보험 120억 동(한화 약 6억 원) 무료 가입 등이 제공된다.

대형 로컬 은행과 일부 외국계 은행에서도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신한베트남은행은 차별화된 WM 서비스를 통해 로컬 은행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도사무엘 신한베트남은행 WM부문 부장은 "우리나라와 베트남 1인당 GDP가 대략 10배 정도 차이가 나는데 베트남 PWM 자산 기준도 그 정도 기준을 두고 선정한다고 보면 된다"며 "현지 고객 대상으로는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 중심으로, 자산관리 니즈가 많은 한국인 고객에게는 서울과 화상 연결을 하면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한베트남은행은 모바일에 익숙한 베트남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제공하고 있는 통합 앱 '쏠(Sol)'의 경우 베트남에서도 서비스 런칭 1년이 지난 현재 17만 명이 가입돼있다. 그 중 앱 사용 빈도가 높은 액티브 유저가 약 12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앱 활용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모바일 금융의 경우 향후 베트남 금융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2018년 기준 현금거래 비중(금액 기준)은 약 11% 정도로 베트남 중앙은행은 올해 말까지 이 비중을 10% 아래로 떨어뜨리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상황이라 모바일 금융 및 결제 시장에 대한 수요는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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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호찌민 시에 위치한 신한베트남은행 본사 건물. 건물 1층에는 신한은행 지점이 위치해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다만 모바일 뱅킹 확산을 위한 비대면 실명인증이 불가능한 점은 아쉬운 대목 중 하나다. 현지 금융당국에서도 비대면 실명인증을 가능하고자 오픈 API, 블록체인 관련 세미나도 진행하는 등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지만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신한베트남은행은 금융당국과 비대면 실명확인(e-KYC) 개발에 적극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대면 실명확인이 가능하다면 모바일 상에서 계좌 개설이 가능해져 모바일 금융시장 확대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정우 신한베트남은행 디지털담당 부장은 "중앙은행에서도 관련 연구를 하고 있고 신한베트남은행도 베트남 금융당국에 e-KYC 참여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면서 "올해 유사한 서비스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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