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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지배구조⑬]안국약품 지분구조 안정...오너리스크와 형제경영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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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지배구조⑬]안국약품 지분구조 안정...오너리스크와 형제경영 '변수'
  • 김민희 기자 kmh@csnews.co.kr
  • 승인 2020.01.20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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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안국약품(대표 어준선, 어진)은 눈 영양제 ‘토비콤-s’로 잘 알려진 회사다. 진해거담제시장, 소화기계시장, 소염진통제시장, 눈 영양제시장 등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문의약품 판매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1955년 근화항생약품을 시작으로 1959년 법인 전환된 안국약품은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했다. 어준선 회장은 2015년 열린 기념식에서 ‘창립 60주년 국내제약업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안국약품의 2018년 매출은 1857억 원으로 27위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매출이 1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줄고, 영업이익은 1억2718만 원으로 98.1%나 감소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현재 안국약품은 창업주 어준선 회장과 장남 어진 부회장 각자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어준선 회장은 올해 84세의 고령이다. 어 회장이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1996년부터 지금까지 사실상 어진 부회장이 27년 간 경영을 진두지휘해 왔다. 어 부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불법리베이트·불법임상시험 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안국약품은 비상장 계열회사로 안국바이오진단(1994년 9월), 안국뉴팜(2016년 6월), 빅스바이오(2019년 4월) 3곳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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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국약품 어준선 회장, 어진 부회장

◆오너일가 지분율 50% 육박하지만...어진 부회장 ‘불법 경영혐의’ 위기 요소로

안국약품의 최대주주는 어진 부회장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50%에 달한다. 오너일가가 안국약품을 지배하는 단순한 구조다.

안국약품은 2016년 어준선 창업주에서 2세 경영자인 어진 부회장으로 승계를 마쳤고, 오너일가가 안정적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어진 부회장이 지난해 불법 경영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기 시작하며 경영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2019년 3분기 기준 안국약품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어진 부회장(본인, 22.68%), 어준선 회장(부, 20.53%), 어광 안국건강 대표(동생, 3.8%), 임영균 씨(모, 1.53%) 어연진 씨(누나, 0.36%), 어명진 씨(동생, 0.42%), 어예진 씨(동생, 0.42%) 등으로 총 49.7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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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부회장은 1998년부터 대표이사을 맡아 27년 간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대표직에 오른 이듬해 어진 부회장의 지분율은 1.30%에 불과했다. 안국약품이 2000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2015년까지 어준선 회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어 부회장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것은 2016년 말(22.68%)로, 어준선 회장이 보유 지분 중 일부를 부인과 딸 등 가족에게 증여하면서부터다. 창업주 어준선 회장에서 2세로의 승계가 완료된 시점이다.

다만 어진 부회장의 불법 경영은 안국약품의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불법 리베이트 사건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안국약품이 지난해에도 오너 리스크에 시달리며 또 다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안국약품은 2014년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가 적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015년 12월 일부 의약품 판매업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어진 부회장은 ▶회사 연구원들을 상대로 고혈압약 등 전문의약품을 불법 임상 시험한 혐의 ▶90억 원가량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2019년 9월부터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오너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안국약품의 실적이 휘청이는 일도 반복됐다. 불법 리베이트 적발 이후 2015년 1977억 원이던 매출은 2016년에 1740억 원으로 1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29억 원에서 41억 원으로 68.2%나 줄었다. 

지난해 7월 불법 경영혐의로 공식 기소된 직후 3분기까지 안국약품 매출은 110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85억 원에 비해 14.28%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65억6400만 원에서 1억2700만 원으로 98.07%나 감소, 일각에서는 적자 전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불법 임상시험과 관련한 검찰 수사로 1상 임상시험 중인 혈압강하제 ‘AG-1705'와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을 획득한 항혈소판제 'AG-0002'를 비롯해 개량신약 등의 임상연구 추진이 어려워져 실적 악화는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풀이된다.

◆차남 어광 대표 이끄는 '안국건강' 고속성장...어준선 회장 지분 어디로?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의 오너리스크가 이어지며 자연스레 동생 어광 안국건강 대표와 경영능력이 비교 평가되고 있다. 안국 약품에 비해 기업 규모는 작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준선 회장의 차남 어광 사장은 2003년부터 안국건강(건강기능식품 제조)의 대표이사직을 맡아 회사를 이끌고 있다. 1993년 안국약품 내 식품사업부로 시작했던 안국건강은 2002년 안국약품 계열사로, 2013년에 관계사로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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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국건강 어광 대표이사

오너리스크로 불안한 행보를 보이는 안국약품과 달리 안국건강은 2014년 매출 125억 원에서 4년 만에 매출 규모 300억 원을 목전에 둔 회사로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안국건강은 매출 290억4100만 원, 당기순이익 40억5400만 원을 달성했다. 2017년 매출 255억3600만 원, 당기순이익 16억3600만 원에서 매출은 10% 이상, 당기순이익은 약 530% 늘었다.

비상장사인 안국건강의 최대주주는 어광 대표로, 지분 50%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국약품은 2016년 말 안국건강의 지분 31.35%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2018년 2분기 이후 29.9%까지 줄었다. 

형제간 분리 경영이 이뤄지고 있지만 어준선 회장의 안국약품 지분(20.53%)이 모두 상속되지 않았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만약 어광 대표가 어준선 회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는다면 지분율 24.33%를 보유, 안국약품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안국약품 측에 설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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