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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335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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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BMW 335i
  • 헤럴드경제신문 제공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2.0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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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35ci.’ 지붕을 열어젖히고 바람을 맞으며 운전하는 낭만의 컨버터블은 ‘여름용’ 차량으로 인식돼 왔다. 특수 처리를 했다고 해도 직물소재의 소프트톱 컨버터블 오너들은 겨울만 되면 지붕에서 들어오는 찬 바람을 원망한다. 폭설이라도 내리면 젖어 들어가는 지붕에서 물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BMW가 내놓은 335ci는 이런 컨버터블의 단점을 말끔히 날려 버린 BMW그룹 최초의 금속 소재 하드톱 컨버터블이다. BMW의 돌연변이인지, 새역사의 주인공인지 알아보기 위해 시승해 봤다.

근육질 알통을 상징하는 헤드라이트와 보다 날렵해진 라디에이터 그릴의 세련됨을 뒤로한 채 버튼 스위치를 지그시 눌러 시동을 켰다. 굵고 웅장한 테너 목소리가 나왔다.

 

12월로 접어든 겨울의 복판이지만 용기 있게 지붕을 열어젖혔다. 정확히 22초만에 서울 하늘이 머리 위에 펼쳐졌다. 지나가던 행인이 외친다. “트랜스포머다.” 트렁크가 갈라지며 세 조각으로 쪼개진 지붕과 뒷유리창이 접혀들어가는 모습이 변신 로봇 같아 보인 모양이다.

멋진 하늘과 우쭐해지게 하는 주변의 시선도 좋지만 이 추위에 지붕 없이 1분이나 운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기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서초동에서 출발한 차량이 강변북로로 접어들 때까지 전혀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정수리를 스치는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하늘이 겨울 오픈카의 진수를 느끼게 해줬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것은 거센 비바람이 아닌 강렬한 태양이라고 했던가. 기자는 분명히 차에 올라타기 전까지는 추위에 덜덜 떨며 옷깃을 여몄다. 그런데 바람을 가르는 오픈카 안에서 신호대기를 틈타 외투를 벗어 젖히고 말았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난방시스템의 위력 때문이다.

 

주행 성능을 시험해 봤다. 2979㏄ 6기통 트윈터보 엔진은 저속에서의 신중한 발 디딤을 뒤로하고 중속만 가도 가속페달의 민감한 건드림에 우렁찬 포효와 곧장 앞 차를 잡아먹을 듯한 야성을 드러낸다. 탁월한 토크 능력은 경삿길에서 빛났다.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400㎚라는 제원은 운전자가 전혀 경사를 느낄 수 없게 하는 수치였다.

 

어느새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구리로 접어들어 급코너를 만났다. 코너링을 시험하면서 운전자를 감싸고 있는 버킷시트의 활용도를 알게 됐다. ‘ㄹ’자 모양의 곡선구간에서 시속 100㎞에 가까운 속도를 줄이기는커녕 더 가속해봤다. 차체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같이 본능적으로 자세를 더욱 낮추며 접지력을 높였다. 운전자의 몸은 고스란히 버킷에 쌓여 있었다.

 

다이내믹한 운전과 멋을 중시하는 운전자라면 335ci를 감히 ‘꿈의 차’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유아용 카시트 설치마저도 버거워 보이는 비좁은 뒷좌석은 이 차가 철저한 주말용 세컨드 카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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