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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사유 '외도-폭력' 줄고 '경제-성격문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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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사유 '외도-폭력' 줄고 '경제-성격문제' 늘어
  • 구자경 기자 canews@csnews.co.kr
  • 승인 2008.02.19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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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부부들의 주요 이혼 사유가 배우자의 외도나 가출, 폭력 등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경제문제를 중심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1956년 개소한 이래 2006년 말까지 50년간 본부와 전국 31개 지부에서 상담한 221만여 건 중 본부에서 진행된 면접상담 42만8천243건의 내용을 분석해 이같이 발표했다.

◇연대별 주요 이혼사유 = 분석 결과에 따르면 1950-1960년대에는 배우자의 외도나 배우자 직계가족과의 갈등이 주요 이혼사유였다.

여성의 경우 남편의 외도(45.7%)가 가장 많았고 배우자나 배우자의 가족으로부터 당한 폭력이나 학대 등 '부당한 대우'(27.8%)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17.7%)가 뒤를 이었다.

반면 남성의 이혼 사유는 '기타 중대한 사유'가 43.5%, 배우자의 가출이 22.7%, 배우자의 외도가 21.5% 순이었다.

1970년대 들어서도 이혼 사유의 순위에는 크게 변함이 없었지만 남성의 경우 배우자의 가출이 27.6%로 증가했고, 여성은 남편의 외도(39.8%)가 약간 줄고 '기타 중대한 사유'가 27.7%로 늘었다.

1980년대에는 여성의 이혼 사유에서 '기타 중대한 사유'(34.9%)와 '부당한 대우'(31.3%)가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에는 배우자의 가출(35.2%)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이는 아내에 대한 폭력이 선행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남편의 폭력과 아내의 가출이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1990년대 들어서 전체 상담 중 이혼 상담이 차지하는 비율이 1980년대의 39.9%에서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50%를 넘어섰고 특히 여성의 이혼 상담이 크게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다른 연대에 비해 '부당한 대우'(33.5%)의 비율이 높았는데 이는 "남성의 폭력 자체가 증가했다기보다는 여성들이 남편의 폭력에 대응하는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상담소는 분석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이혼 상담이 더욱 증가해 전체 상담의 53.3%에 달했으며 남녀 모두 '기타 중대한 사유'(남 52.5%, 여 39.4%)를 가장 많은 이혼 사유로 꼽았다. 1990년대 후반 시작된 외환위기로 경제갈등을 호소하고 이혼 사유로 이어진 사례도 많았다.

또 1970년대에 비해 남성이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를 호소하는 경우도 3배(3.4%→10%) 가까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다양해지는 이혼 사유 = 남성의 이혼 사유 중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는 계속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성의 경우에도 198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이혼 사유가 되고 있다.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란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여섯 가지 이혼 사유 중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외도),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가출), 배우나나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폭력.학대),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폭력.학대),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을 때 외의 사유에 해당한다.

1990년대 이후 사례를 보면 성격차이(14.7%)가 가장 많았고 경제갈등(8.1%)과 생활무능력(7.3%), 빚(3.8%) 등 경제적인 사유도 19.2%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폭언.기물파손, 주벽, 의처(부)증, 도박, 불성실한 생활, 배우자의 이혼 강요, 장기별거, 생활양식의 차이, 성적갈등, 알코올중독, 신체적 질병 등으로 다양했다.

전체 이혼 상담자중 혼인 기간 5년 미만의 이혼이 28.9%에 달해 가장 많았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혼인 기간 21-30년인 부부의 상담도 1980년대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해 '노년이혼' 추세를 그대로 반영했다.

◇2007년 통계 분석 = 지난해에는 본부와 지부에서 총 14만여 건의 상담이 면접과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이중 본부에서 면접으로 진행된 9천459건을 분석한 결과 주된 이혼 사유는 남녀 모두 성격차이나 경제갈등, 장기별거 등 '기타 중대한 사유'(남성 59.5%, 여성 36.1%)에 해당하는 것들이었다.

그밖에 여성은 가정폭력(32.9%)과 남편의 외도(19.2%)를 꼽았고 남성은 아내의 외도(14.6%)와 가출(11.0%)을 문제 삼았다.

20대 부부와 결혼 5년 미만의 젊은 부부의 상담도 늘었고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기 시작하는 40대의 상담 비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혼부부가 증가함에 따라 재혼자들의 이혼상담도 2005년 5.6%에서 2006년 6.6%, 2007년 6.9%로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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