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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곡물 '쌍끌이' 인플레이션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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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곡물 '쌍끌이' 인플레이션 속수무책
  • 김미경 기자 canews@csnews.co.kr
  • 승인 2008.02.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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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 및 곡물 가격의 앙등으로 인한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각종 물가 지표들이 일제히 수직 상승하고 있고 개별 기업들도 원가상승분을 최종제품에 본격적으로 전가하면서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 유가.곡물가 `쌍끌이' 압력 =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2% 상승해 9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입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5.2%, 10월 7.5%, 11월 13.7%, 12월 15.6%로 점차 상승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도 작년 같은 1월에 비해 5.9% 상승, 3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이같은 물가 오름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 유가 등 원자재를 꼽았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지난달 87.24달러로 1년 전에 비해 68.6% 급등했고, 지난달 원유 등 원료광물이 차지하는 기여도는 수입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인 12.63%에 달했다.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도 국내 물가에 직접적인 압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선물가격을 보면 대두(콩) 가격은 95.8%, 밀은 79.9%, 옥수수는 25%나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곡물의 경우 전체 수입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원자재에 비해 작지만 제품 특성상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상승 압력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1월 식료품 소비자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9% 상승했고, 지난해 12월 달러기준 농산물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35.8%, 식음료품 수입물가지수도 17.4%나 급등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18일 보고서를 통해 "곡물가격 상승은 식품가격 전반을 상승시켜 서민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무방비' 노출..최종재 가격인상 잇따라 = 원자재와 곡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대외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상쇄해 준 `환율 효과'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10원대를 유지하다 작년 12월 월평균 930.24원, 올해 1월 942.39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화 약세로 환율이 오르게 되면 곧바로 수입물가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이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동안 중국산 저가제품 수입을 통해 누렸던 효과도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중국의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9%로 2006년 연간 상승률인 1.5%를 크게 웃돌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차이나 인플레이션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수입물가에 대한 중국 수출물가 상승률의 기여율이 지난해 28.4%로 2004년의 7.0%에 비해 4배 가까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원자재와 곡물은 지난해에도 꾸준히 가격이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환율과 중국의 저가제품이 물가상승 압력을 상당부분 상쇄했다"며 "하지만 최근 환율이 높아졌고 중국도 본격적인 물가상승에 직면하면서 대외적인 상승압력을 그대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업들이 원가상승에 따라 각종 소비재 제품의 가격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농심은 20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 등 라면과 스낵류의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씩 평균 11.3% 올리기로 하는 등 주요 식품업체들은 신제품이 대거 출시되는 3-4월까지 제품값을 순차적으로 인상할 방침이다.

포스코도 철강제품의 주원료인 철광석의 도입가격을 65% 올리기로 브라질의 공급업체와 합의함에 따라 자동차, 조선, 가전, 건설 등 수요산업에도 연쇄적인 원가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작년 동월 대비 3.9% 올라 이미 한국은행의 목표상한(3.5%)을 훌쩍 넘은데 이어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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