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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소비자규정㉙] '천덕꾸러기'된 모바일상품권 ...책임지는 사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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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소비자규정㉙] '천덕꾸러기'된 모바일상품권 ...책임지는 사람 없어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8.09.19 07: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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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분쟁들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 업종별로 마련된 소비자법을 근거로 중재가 진행된다. 하지만 정작 그 규정들은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빠른 시장 상황을 담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올 하반기 동안 2018년 기획 캠페인 ‘구멍뚫린 소비자보호규정을 파헤친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개선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인천시 부평구에 사는 진 모(남)씨는 기프티콘으로 비비큐 치킨을 사 먹으려다가 실패했다. 매장을 방문해 기프티콘으로 결제하겠다고 하자 30분 기다리라고 해 배달을 요청했지만 그 역시 거절당했다.  매장 측은 기프티콘은 배달비가 있다고 하더니 지불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다시 바빠서 해줄 수 없다고 진 씨를 돌려 세웠다. 그는 “이렇게 사용하기 어렵다면 모바일상품권을 왜 판매하는지 모르겠다”며 “같은 돈을 내고 구매하는 건데 주문 접수조차 어렵다”고 억울해했다.

# 서울시 성북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휴일에 피자에땅 모바일상품권을 사용하려고 매장에 전화해 배달을 요청했다. 직원은 주말에는 모바일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주말에는 바쁘고 점주가 없어 받아줄 수 없다는 것. 이 씨는 “휴일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조항도 보지 못했다”며 “상품권을 정당하게 구입했는데 이용할 때는 마치 '을'이 되는 기분"이라고 볼멘 소리를 냈다.

모바일 상품권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정작 현장에서는 이용을 거절당하는 피해가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가맹점 구조로 이뤄진 치킨이나 피자전문점 등 프랜차이즈업체서 갈등을 빚는 사례가 많다.

상품권을 제시하면 현장에서 할인 중이라거나 특별한 사유 없이 사용을 거절하는 식이다. 상품권을 사용하려면 수수료나 애초에 없었던 배달비 등의 추가 금액을 요구한다는 경험담도 적지 않다.

모바일 상품권이 이처럼 외면 받고 있는 것은 판매 대행 수수료 때문이다.

모바일 상품권의 판매 대행 수수료가 신용카드의 약 2배 이상이다 보니 가맹점 입장에서는 재료비, 배달비, 신용카드 수수료, 인건비 등을 제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용을 거절하는 셈이다.

문제는 현장의 이런 상황에 대해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사에서는 그저 모바일상품권 판매로 인한 수익 올리기에만 치중할 뿐 정작 현장에서 사용이 되지 않는 데 대해서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대책 마련 없이 기프티콘이나 기프티쇼 등 모바일 상품권의 사용 가능 여부는 '점주의 재량'이라는 말로 선을 긋고 있다.

소비자가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하고 사용하지 않을 경우 일정 기한이 지난 후에는 판매대행 수수료를 제외한 모든 금액이 오롯이 본사의 주머니로 들어가 낙전수입이 된다. 결국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구태여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도 이윤은 늘어나는 상황이다보니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없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수년이 지나도록 시장에서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잡음이 계속되는 있는 상황인만큼 제도 보완은 필수다. 지금처럼 미사용 모바일상품권에 대한 환불 기간 연장이라는 소극적 대응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용 제한에 패널티를 부과하는등 소비자 선택권을 박탈하는 현 문제에 대한 구체적 제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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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8-09-19 11:36:44
전 설빙 모바일 아이스크림 쿠폰이 생겨서 매장갔다가 더운여름날인데 테이크아웃외에는 매장에 앉을수가 없다고하면서 다른걸 시키면 매장 자리에 앉을수 있다고 ... 쿠폰이든 뭐든 같은 매출로 잡힌다고 다른매장들은 오히려 친절하던데 몇몇 매장들만 이런짓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