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에 거주하는 최 모(남)씨는 지난 1월 25일 업무용으로 아이폰8을 SK텔레콤 대리점에서 구매하고 개통했다.
최 씨가 구입한 단말기는 2018년 1월 12일 입고된 새 폰. 하지만 최근 벨소리 변경을 위해 아이폰8을 PC에 연동시키는 과정에서 ‘다히’라는 이름으로 2016년 12월 17일 백업 됐다는 흔적을 보게 됐다.
최 씨는 즉시 통신사 측과 애플 측에 문의했지만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애플 기술지원 파트 담당자가 “이런 경우가 처음이고 오류자체가 설명이 안 된다”며 “다른 사람이 PC에 아이튠즈를 설치하고 백업 후 지웠을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는 게 최 씨의 설명이다.
어이없는 답변에 혹시 몰라 자신의 PC에 탐색기를 돌려 설치 흔적을 찾아 봤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최 씨는 “오류가 발생했으면 납득할 만한 답을 제시해 소비자에게 새 제품이란 것을 확인해 줘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사과조차도 없는 애플 측의 응대에 불만이 더 커졌다”며
“글로벌 기업인 애플이 국내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태가 심하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이번에 겪고 나니 더욱 실감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최 씨가 겪은 일에 대한 업계의 원인 분석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첫번째, 애플이 새 단말기를 만들면서 메인보드 등 부품을 재활용했을 가능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리퍼비시 정책을 활용하는 애플 특성상 부품 재활용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은 부품 재활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번째, 소프트웨어 버그에 따른 오류 가능성이 제기된다.
마지막으로 대리점 직원이 본사 물건을 빼돌린 뒤 리퍼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기에 당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측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최 씨가 겪은 것과 유사한 사건은 지난 2015년 말 미국에서도 벌어진 적 있다. 당시 미국 폭스TV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에서 아이폰을 구입한 소비자가 단말기를 활성화하자 2013년 촬영된 모르는 사람의 사진과 음성 메일이 들어있었다. 중고폰을 속아 사게 됐다는 이 사례 역시 진상은 수수께끼로 남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