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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드코리아 폭스바겐의 전철만은 밟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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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드코리아 폭스바겐의 전철만은 밟지 않기를....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7.01.24 08:26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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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포드코리아를 향한 국내 소비자들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지난 2015년 국내에 출시된 포드 몬데오에서 대규모 ‘출력 이상’과 ‘시동 꺼짐’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한 국내 포드 동호회로부터 몬데오 소유 회원 120여 명 중 60여 명이 출력이상과 시동꺼짐 증상을 경험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2대 중 1대 꼴로, 일부 동호회에 국한된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작지 않은 규모다.

해당 증상은 이미 몬데오 출시 직후부터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지금껏 포드코리아는 ‘배터리 교체’, ‘스로틀 바디 카본 제거’와 같은 임시방편으로 일관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차량들의 무상보증 기간이 끝나는 시점이 오면 소비자들의 경제적 손해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포드코리아 측과 미국 본사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포드코리아는 별도의 보상방안이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포드코리아 홍보 담당 최고 임원은 “포드코리아의 대처방식에는 문제가 없으며 향후 추가적인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 한 추가 조치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7.6% 감소하며 7년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디젤게이트로 주력 차종의 판매가 정지된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영향이 컸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몰락은 경영진의 판단 실수가 잘 나가던 기업을 어떻게 파멸시키는 지를 보여준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신뢰를 잃은 기업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은 폭스바겐의 사례로 증명됐다. ‘눈가리고 아웅’이 아니라 정직하게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업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드코리아의 경영진도 이 점을 주지해야 한다.

지난 2001년 4월 한국인 최초로 포드코리아 대표이사에 취임한 정재희 대표는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포드코리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업계 1세대로 꼽히는 정 대표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부침을 모두 지켜봤으며, 현재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장직도 맡고 있는 수입차 업계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출신인 그가 1985년 영국에서 우연히 마주친 국산차의 이미지가 좋지 않자 현대차에 ‘자동차 좀 똑바로 만들라’는 충고의 편지를 썼다는 일화는 업계에 유명하다.

그런 정재희 대표에게 부탁한다. 올해는 포드자동차를 설립한 헨리 포드가 사망한지 60주기를 맞는 해다. 어느 때보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하는 시점에서 “5퍼센트가 아니라 95퍼센트를 위한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던 ‘자동차 왕’의 대의(大義)를 잊지 않길 바란다.

지난해 포드코리아는 1만1천220대를 팔아 전년 대비 8%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제외하고 단일 브랜드 판매에서 벤츠와 BMW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시장에서의 위상이 바뀐 만큼 고객 응대 수준도 달라져야 한다.

포드코리아가 국내 소비자를 호갱 취급한 폭스바겐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랄 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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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님 2017-01-25 09:47:32
무상보증 기간 끝나면 몬데오가 줄줄이 중고차로 나올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안 그래도 PDI 문제 때문에 망설이는 구매자도 있는데 시동꺼짐까지 제대로 해결해 주지 않는다면 폭스바겐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은 없지요.

어떻게할까? 2017-01-25 09:04:39
정말 이번일을 계기로 어떠한 생각을 갖고, 진행할지 궁금합니다.

주기까? 2017-01-25 07:13:16
구매를 고민 해야겠군...

마그몬 2017-01-24 17:54:59
구구절절 맞는 말씀 입니다. 기자님.
포드코리아는 이제 명확한 답변을 하시고, 향후 대응책도 발표 하시죠.
오늘도 카페에서는 2명의 회원분이 시동꺼짐 현상을 겪으셨습니다.
차 많이 팔아서 기분 좋으시죠?
양심까지 팔진 말아주세요.

이바닥 2017-01-24 16:51:06
올해는 포드자동차를 설립한 헨리 포드가 사망한지 60주기를 맞는 해다. 어느 때보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들어야 하는 시점에서 “5퍼센트가 아니라 95퍼센트를 위한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던 ‘자동차 왕’의 대의(大義)를 잊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