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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 중도해지 47%가 환불 거절...금전 피해도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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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연수 중도해지 47%가 환불 거절...금전 피해도 상당
  • 백상진 기자 psjin@consumernews.co.kr
  • 승인 2007.01.25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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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거주하는 조 모씨는 지난해 5월 자녀를 캐나다로 어학연수 보내기 위해 ○○○○어학연수 수속대행업체에 880만원을 지불했다.

이후 자녀의 건강상 문제로 2006년 6월 업체에 수속 중단을 요구하고 일부 대금을 환급해달라고 했으나 업체는 서류 접수가 이미 종료됐다며 환급을 거절했다.

#사례2=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지난해 7월 ○○○어학연수 수속대행업체를 통해 자녀와 함께 3개월간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하기로 하고, 수업료 및 기숙사비로 602만원을 지불했다.

그런데 계약내용과 달리 2인실 기숙사에 추가 인원을 입실시키고, 교육환경 및 수업내용이 열악해 한달 보름이 지난 시점에서 중도해지를 요구했다. 잔여 수업료와 기숙사 비용에 대한 환불을 요구했으나, 사업자는 195만원의 기숙사 비용 중 20만원만 환급해주었다. 

소비자가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어학연수 출발 전 중도해지를 요청할 경우, 해당 업체가 계약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 2005년 1월부터 2006년 12월말까지 접수된 어학연수 관련 소비자 상담 438건을 분석하고, 피해구제 접수 대상 어학연수 수속대행업체 15개사의 약관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중도해지시 환불 제대로 받지 못해=어학연수 관련 소비자피해 438건 중 '중도해지에 따른 환불거절' 피해가 47.4%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수속과정에서 소비자 사정으로 계약해지를 요구했으나 이미 지불한 대금을 전액 환불해주지 않거나 극히 일부만 환불한 데 따른 피해였다.

어학연수 비용을 '500만원 이상' 지불한 소비자가 49.0%에 달해 사업자가 환불을 거절할 경우 소비자가 입는 금전적 피해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계약당시 설명했던 교육 프로그램과 상이한 프로그램 제공에 따른 피해'(11.4%), '수속절차 진행이 장기간 지연'된 피해 (10.3%), '비자발급 오류' (9.6%), '교육기관·홈스테디 환경열악' 피해 (5.5%)가 뒤를 이었다.   

◆중도해지 및 환불조항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소비자 사정에 의해 중도해지를 할 경우 현재 소비자피해보상규정(대행료 및 어학연수프로그램 비용 포함의 경우)에서는 어학연수 개시이전 1일부터 40일까지는 비용의 10%~50%를 공제한 후 환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어학연수 대행업체 15개사의 약관을 분석한 결과, 15개사 모두가 소비자피해보상 규정을 전혀 준수하고 있지 않았다.

소비자 사정에 의한 중도해지 시 대부분 '전액 환불 불가' 또는 극히 일부만 환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또 사업자 과실에 의한 중도해지의 경우에도 전부 또는 일부 환불만 표시하고 있을 뿐 손해배상의무에 대해서는 전혀 표시하지 않았다.

◆주요거래조건 표시도 부실=조사대상 업체 15개사 모두가 '요금·수속절차·중도해지·환불기준'에 대해 전부 또는 일부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금을 표시한 10개사 약관을 분석한 결과 10개사 모두 총액만 표시할 뿐, '수속대행료·수업료·항공권·기숙사비 또는 홈스테이 비용' 등 세부 요금에 대해서는 전혀 표시하고 있지 않았다.

어학연수 수속절차 및 어학연수 일정을 표시한 10개사 약관을 분석한 결과, 10개사 모두 세부 일정은 표시하지 않아 수속대행업무가 지체되더라도 사업자에게 책임을 묻기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소비자보호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어학연수 수속대행업체 등록제도 마련을 건의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는 ▲어학연수 수속대행업 표준약관 제정 ▲부당약관 심사 청구를 할 계획이다.

소보원 관계자는 “어학연수 수속대행업체에만 의존하지 말고 소비자 스스로 연수경험이 있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사전정보를 입수하고, 수속 대행업체와 계약시에는 계약서에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하고 환불조건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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