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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질풍노도 시기 딛고 옛 명성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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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질풍노도 시기 딛고 옛 명성 되찾을까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2.04.19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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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여 간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던 외환은행(은행장 윤용로)이 최근 조직쇄신과 영업력 강화 등 체질개선에 나서며 제2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특히 취임 2개월째를 맞는 윤용로 행장(사진)은 지난 9년간 론스타펀드 지배구조 속에서 불거졌던 방만한 조직운영과 성과보상체계 문제를 전면 손질하고 대기업 영업과 IB금융(투자은행) 등 핵심역량을 회복해 '최강 외국환 은행'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용로 행장은 지난 2월 20일 취임 직후 영업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과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대고객 마케팅 실시,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의 자회사 편입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 등 영업력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계은행' 이미지 탈피와 고객신뢰 회복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윤 행장이 직접 광고에 출연하는 이례적인 홍보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윤 행장은 외환은행의 가장 큰 잠재력은 직원에게 있다고 보고 당근과 채찍을 겸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그는 취임 후 틈틈이 서울 시내 영업점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 영업본부를 방문해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직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고객의 신뢰도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에는 영업력 강화를 위해 본점 조직 인력의 10%인 105명을 일선영업점으로 보냈다. 또 본부 조직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본부 조직을 기존 14본부, 8지원/관리본부, 17영업본부, 76부서(47부, 29독립팀)에서 8그룹, 9본부, 19영업본부, 65부서(44부, 21실)체제로 개편했다.

특히 대기업사업그룹의 영업본부를 2개 신설하고 해외사업그룹 및 자본시장본부를 독립그룹/본부로 개편하는 동시에 국제여신팀을 분리 및 독립 부서화해 국제여신실을 신설했다.

또한 해외영업 비중 확대와 관련, 이미 현지에 진출한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벨트를 견고히 하고 미국의 동․서부와 같은 틈새시장 공략,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칠레 등 남미의 신흥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윤 행장은 하나금융과의 업무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3월부터 외환은행과 하나은행간의 CD/ATM기 및 인터넷뱅킹 공동사용, 수수료 면제 등을 실시하고 올 상반기 내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 가맹점을 통합시키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다. 퇴직연금 등 증권상품의 경우 하나대투증권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아울러 고배당, 고성과급 비판여론을 수용해 이를 고치기 위한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윤 행장은 올해부터 중간배당을 없애고 대기업 대출증가에 따른 자본확충 필요성을 감안해 타은행들의 배당성향을 고려해 배당금을 정할 방침이다.

또 임원에 부여했던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제도를 폐지하고 올해부터 3년마다 장기인센티브로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기초로 4만주 범위 내에서 부여하는 스톡그랜트(성과연동주식보상제도)를 도입했다. 직원에 대한 합리적인 성과보상체계 구축을 위한 테스크포스도 구성했다.

금융계는 외환은행의 변화와 혁신에 주목하면서도 과거의 경쟁력을 완전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새둥지를 틀었지만 그간 론스타의 느슨한 경영체계로 인한 폐해와 매각작업 차질로 1년 가까이 정상적인 영업이 이뤄지지 못했고 고객기반과 점포망도 덩달아 취약진 상태다.

올해 한차례 남은 하이닉스 매각이익 외에는 특별이익요인도 없어 향후 실적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외환은행이 보유한 국내 점포수는 현재 총360개로 론스타가 경영을 맡았던 8년 동안 35개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현대건설 매각관련 이례이익 8756억원(세후)에 힘입어 1조6천547억원을 거뒀고 올해 1분기에도 하이닉스 매각 관련 이례이익 1331억원(세후)을 포함해 전년동기 대비 58.1% 증가한 3139억원을 보였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특별이익이 없어 순수 영업력으로 실적을 내야 한다.

하지만 윤 행장은 이러한 열세를 '정공법'으로 극복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고객 중심의 정도경영, 강한 조직문화 형성, 하나금융과의 상생시너지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특히 영업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4개 지점 신설과 함께 단순히 점포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모바일 뱅킹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점포 크기와 유형을 조정해 나갈 방침이다.

또 하나은행과 중복되는 국내외 영업지점에 대한 재배치, 하나금융(충청지역)과 외환은행(영남)의 영업력이 미치지 않는 수도권과 공단지역에 대한 영업구역 확대 등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외환은행이 올해를 시작으로 영업력확대 및 하나금융과의 업무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외국환 전문은행, 글로벌 뱅크로 다시금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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