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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이동 잘못하면 전화번호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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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이동 잘못하면 전화번호 사라진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01.0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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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삭제처리된 집 전화번호를 두고 소비자와 통신사 측이 서로 다른 주장으로 대립하고 있다.

사전 동의 없이 임의 삭제했다는 소비자의 주장에 대해 SK브로드밴드 측은 해약 과정에서 이용자 동의를 비롯한 모든 절차를 거쳐 문제될 게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7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에 거주하는 오 모(남)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말 집전화 통신사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직업 특성 상 휴대전화보다는 집전화를 자주 사용하는 터라 가장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비교한 끝에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기로 마음 먹은 것.

오 씨는 우선 기존 통신사 상담원과 전화 상담을 통해 서비스 해지를 요청했다. 당시 상담원의 말이 너무 빨라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다는 최 씨. '다른 통신사 서비스로 옮길 예정'이라고 명확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튿날 새로운 통신사와의 계약을 위해 고객 센터를 방문한 최 씨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전 통신사에서 기존 번호를 임의로 삭제해 버리는 바람에 새 번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화가 난 오 씨는 서둘러 이전 통신사에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해약 과정에서 상담원이 이미 동의를 구했고 본인 동의 하에 처리된 건이라 본래 번호를 되돌릴 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 뿐.

더욱이 새로운 전화번호를 받기 위해서는 가입비와 기타 비용 등을 포함해 7만8천원을 추가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소식에 오씨는 '멘붕'상태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새 번호가 개통되려면 1달 남짓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안내에 참았던 화가 폭발했다.

현재 주요 연락 수단이 사라졌다는 오 씨는 "번호가 바뀌는 바람에 지인과 거래처와의 연락이 끊겨 생활에 극심한 불편을 느끼고 있다"며 "통신사의 안일한 고객 서비스와 대응 때문에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보는 꼴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분명 해약 전화 당시에 상세히 설명을 했고 소비자도 동의를 했었다"며 "최근 고객과의 통화에서도 자세히 안내를 했고 요구사항에 대한 처리가 힘든 상황인점을 알렸는데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지난해 12월 11일 고객보호실에서 해당 고객과 통화 시 녹취본을 공개해 해약 절차에 있어 문제가 없었음을 밝혔다"면서 "녹취본에도 나타나듯이 정상적인 안내가 이뤄졌기 때문에 번호 소멸에 대한 피해 보상은 사실상 어렵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오 씨는 "상담원의 말이 너무 빨라 계약해지를 위한 형식적인 질문이란 생각에 대답을 한 것이 이렇게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며 여전히 억울해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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