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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모델과 설치 방식 따라 안전사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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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 모델과 설치 방식 따라 안전사고 위험
  • 박은희 기자 ehpark@csnews.co.kr
  • 승인 2013.02.05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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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의 모델이나 설치 방식에 따라 심각한 하자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 아파트 단지의 보일러 연통에 생긴 날카로운 고드름 탓에 베란다 유리창이 깨지는 등 아찔한 사고가 해마다 수십건씩 발생해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주공 7단지 아파트의 관리소장인 정 모(남)씨는 관리하는 단지가 잘못된 보일러 설치로 고충을 겪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정 씨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전환공사를 하면서 입주민 628세대가 린나이 보일러(R310-16KF. 현재 판매 중단 모델) '고급형'을 공동구매했다.


당시 여러업체에서 견적을 받아 비교했고 더 저렴한 제품들이 있었지만 한번 설치하면 오랜기간 사용하는 제품인만큼 이왕이면 좋은 것으로 구매한다는 생각으로 '고급형'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일러 교체 공사를 한 그 해부터 뭐가 잘못된 건지 보일러 연통에 고드름이 어는 증상이 시작됐다. 보일러 연통에 생긴 날카로운 고드름이 떨어지며 아랫층의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로 유리를 교체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2010년 31세대를 시작으로 2011년 47세대, 2012년 8세대 (처리중 5세대)가 이 문제로 유리를 교체했다.

올 겨울 한파 등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증상은 더욱 심해졌다. 떨어진 고드름에 의해 차량까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하자 인명피해를 우려로 아파트 화단과 인도를 폐쇄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관리사무소에서 고드름 제거 방송을 하고 승강기와 게시판에 고드름 제거 홍보지를 붙이는가 하면, 경비원을 동원해 매일 체크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입주민들 뿐 아니라 관리자들 역시 혹시나모를 사고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

더욱이 이제 하자보수 기간인 3년이 경과한 상태라 유리창이 깨지는 등 피해가 발생할 경우 입주자들이 직접 비용을 해결해야 할 판이다.

정 씨는 "하자기간 동안 '설치 상의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던 린나이 측이 무상보수기간이 끝나자 '일반형 보일러의 경우 그럴 수 있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며 "우리는 분명 고급형 보일러를 구매했는데 그럼 일반형을 고급형이라고 속여 판매했다는 소리냐"며 분개했다.

또한 "유명세만 믿고 선택한 결과가 이렇게 후회될 줄 몰랐다. 겨울이 되면 직원들이 온통 보일러 연통만 쳐다보고 있어야 할 정도"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린나이코리아 관계자는 "온도차에 의해 고드름이 얼 수도 있다.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제보자 측과 직접 조율중"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정 씨는 린나이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한 상태라며 기막혀했다.

관련업계 전문가는 "연통에서 고드름이 생기는 증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고급형인 콘덴싱 보일러의 경우 일반형과 연통 설치시 방향과 각도가 달라 연통에 고드름이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등 대형 단지에서 개보수용으로 진행될 때 여러업체에서 견적 비교를 넣게 되고 일반형과 고급형을 명시해 가격 경쟁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시공 시 벽면을 뚫어 연통을 설치할 경우 이번 사례처럼 유리가 깨지는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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