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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값, 공임 비싸다했더니...수입차 정비 수익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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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값, 공임 비싸다했더니...수입차 정비 수익 급증
'대체 부품 인증제' 도입에도 미온적, 소비자 혜택 못 봐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5.08.26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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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수입차업체 딜러사들의 정비(AS) 수익이 매 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싼 부품값과 공임비로 배를 불리고 있는 셈이다. 고가의 부품값을 내릴 수 있는 대체부품 도입에도 미온적 이다.

수입차 시장 상위 4개사(BMW, 폭스바겐, 아우디, 포드)의 각 딜러사 중에서 연간 매출이 가장 높은 한독모터스(BMW) 클라쎄오토(폭스바겐) 고진모터스(아우디) 선인자동차(포드)등 4곳의 정비 수익은 지난 해 기준 1천452억 원에 달했다.  2년 전이었던 2012년에 비해 42.1%나 늘었다. 벤츠의 경우 정비수익을 별도 공개하지 않아 제외됐다.

개별 업체별로는 고진모터스가 71.2%로 정비 수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클라쎄오토(54.2%), 한독모터스(39.2%), 선인자동차(15.0%) 순으로 정비 수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정비 수익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면 수입차 딜러사들의 정비 수익은 연간 최대 수 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게다가 운행중인 수입차도 지속적으로 많아지고 있고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한 2010년 이후 판매된 차량들의 무상보증기간도 끝나가고 있어  향후 수입차 딜러사들의 정비 파트 수익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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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각 딜러사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자동차 판매보다는 정비나 부품 판매파트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시장의 판매 경쟁이 치열해져 무리한 프로모션을 감행하면서 세일즈 파트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차량 판매 가격을 낮추는 대신 고가의 부품 판매와 정비 공임으로 수익을 보전하는 셈이다.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차 대비 수입차의 건당 수리비 지급액 비율은 부품비가 약 4.6배, 공임은 약 2배이며 대차료는 약 3.6배에 이를 정도로 수입차 부품/수리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시민모임이  BMW와 벤츠 등 5개 차종의 30개 부품가격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17개 부품의 국내 판매가가 해외 평균가격보다 높았다.

◆ 부품값 낮추기 위한 '대체 부품 인증제'도 있으나 마나

고가 자동차 부품가격의 거품을 없애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도입된 '자동차 대체 부품제'도  유명무실하다.

대체부품은 순정품과 유사한 품질을 가지면서 가격은 절반에 불과해 특히 부품 값이 비싼 수입차 고객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지난 7월 대만 TYG사가 제조한 BMW 5시리즈 펜더 부품이 최초로 한국자동차부품협회(KAPA) 대체부품 인증을 받고 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1개월이 지난 현재 단 1개도 판매하지 못했다. BMW코리아에서 대체 부품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부품은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품질 및 성능 시험을 맡았고 순정품과 비교했을 때 성능과 품질이 동일하다고 인정된 부품이다. 가격도 정품(44만8천300원)의 절반 정도인 21만8천650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BMW코리아 공식 AS센터에서 대체부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2배가 넘는 가격을 지불하면서 완성차 업체가 생산한 순정부품으로만 교체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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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5시리즈 '펜더' 순정부품과 대체부품. ⓒ국토교통부

차량 소유주가 사설 업체나 본인이 직접 교체를 하더라도 추후 보증수리가 불가능해 사실상 유명무실한 부품으로 전락했다. 대체부품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BMW코리아 뿐만 아니라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은 부품이기 때문에 사후 문제 발생 시 완성차 업체에서 직접 책임을 질 수 없다"면서 "안전도 뿐만 아니라 디자인 측면에서도 순정 부품과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대체부품 사용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에 정면 반발하지는 않으면서도 정부 지정 인증기관이 심사하고 인증한 부품을 인정하지 않는 교묘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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