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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인인증서 사용의무 폐지가 금융당국의 최대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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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인인증서 사용의무 폐지가 금융당국의 최대 성과?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6.01.21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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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만족도 높은 정책과제 1위로 '공인인증서 사용의무 폐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진행된 2015년 핵심개혁과제 성과점검회의에서 공개됐다.

금융당국은 2014년 5월 전자상거래시 카드 결제의 경우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폐지했다.

그해 9월에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했고, 작년 3월에는 전자금융거래시 다양한 인증수단이 등장할 수 있도록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폐지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폐지해 소비자 편의를 도모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비대면 실명확인을 허용하면서 바이오인증 시대가 열린게 단적인 예다. 오는 4월부터는 공인인증서 없이도 온라인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보험사가 공인인증서 없이 온라인 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다양화할지는 미지수다. 또 본인인증 수단으로 바이오인증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공인인증서 대안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정보보안에서 자유롭지 않아서다.

사실 공인인증서 폐지론은 인기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촉발된 천송이 코트가 불을 지폈다. 해외에선 드라마 주인공이 입은 옷을 한국 사이트에서 구입하기 힘들다는 지적에서다.

여기에서 맹점은 공인인증서 폐지보다 액티브X 걷어내기에 있다. 액티브X는 공인인증서 본인인증을 할 때 필요한 보안 프로그램 중 하나다. 액티브X가 외국인들에게 불편하고 국내에선 악성 프로그램 유통경로로 활용된다고 알려지면서 추방 1순위로 꼽혔다.

국내에선 인터넷 사용자 10명 중 8~9명이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만 해외에선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을 더 많이 사용한다. 2014년 8월 기준으로 익스플로러 평균 세계 사용률은 20%에 불과하다.

지난 20일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른 50개 국내 주요 금융회사 사이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달랐다. 조사대상 10곳 중 6곳의 홈페이지나 다이렉트 사이트는 여전히 액티브X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만큼 다양한 웹브라우저 이용자들이 금융회사 홈페이지나 다이렉트 사이트 접근성에 제약이 많다는 얘기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정부는 법으로 명시되지 않은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폐지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규제개혁 차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공인인증서 사용의무 폐지로 귀결됐다. 1999년 공인인증서가 국내 도입된 이후 현 정부의 업적 중 하나로 기록될 판국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사용의무 폐지는 지급결제, 온라인 쇼핑몰이나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대형 가맹점에만 영향을 주는 과제가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공인인증서 사용의무가 폐지됐지만 실제 소비자 체감도가 높을지 의문이다. 또 정부가 규제완화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을 폐지하는 대신 사후점검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바람에 소비자 정보보호 안전장치 하나가 풀린게 아닌가 싶다.

정부는 수년 전부터 약속한 것처럼 공인인증서 대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금융회사 뿐 아니라 유통회사 등의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철저히 하는데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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