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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사 편식 심각...쌍용차 티볼리 절반, 현대차 3개 모델이 60%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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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사 편식 심각...쌍용차 티볼리 절반, 현대차 3개 모델이 60% 차지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6.10.13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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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일부 인기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가운데 기아자동차를 제외한 4개사는 상위 3개 모델의 판매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자동차의 경우 상위 3개 모델의 판매비중이 80%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9월말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량은 9만7천587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각사별 최고 인기 모델은 2만7천816대가 팔려 전체 판매량의 28.5%를 차지했다.

각사별 인기 모델을 3개로 늘려서 살펴보면 판매비중이 62.1%로 껑충 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인기 모델 몇 개에 의존해 먹고 살고 있는 셈이다.

국산차 일부 모델 판매 쏠림 현상 심각.jpg
특히 SUV에 판매가 몰려 있는 쌍용자동차(대표 최종식)의 인기 모델 쏠림 현상이 가장 심했다.

쌍용차는 지난 9월 총 8천11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 가운데 인기 모델인 ‘티볼리’의 판매량이 4천56대로 몰리면서 전체 판매 대수의 50%를 넘었다.

여기에 ‘코란도 스포츠(2천357대)’와 ‘코란도 C(609대)’를 더한 상위 3개 모델의 판매 대수는 7천22대로 집계 돼 전체의 88%에 달했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역시 인기 모델에 판매가 집중되며 심각한 판매 불균형을 보였다.

르노삼성(대표 박동훈)은 지난달 총 9천222대를 팔았는데 전체 판매량의 46%가 SM6로 몰렸다. 여기에 지난달 출시한 QM6(2천536대)와 소형 SUV QM3(1천32대)의 판매대수를 포함하면 전체 판매량의 84%를 넘어섰다.

한국지엠(대표 제임스 김)은 1만3천284대의 전체 판매량 중 스파크가 5천656대가 판매되며 43%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했다. 나머지 판매 2‧3위 모델인 말리부와 올란도는 각각 3천970대와 889대가 팔려 이들 3개 차종의 판매량은 한국지엠 전체 판매량의 80%에 육박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앞선 3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기 모델 편중 현상이 덜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대표 이원희) 역시 판매 1위 모델인 싼타페의 판매비중이 23%를 넘고, 쏘나타와 아반떼를 더한 상위 3개 모델의 판매량이 전체의 58%로 높게 나타났다.

국산차 업체 중 판매 쏠림 현상이 가장 양호한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는 9월 전체 판매량 3만4천906대 중 쏘렌토가 6천436대가 팔리며 18%를 차지했다. 모닝(5천790대)과 K7(4천353)의 판매량을 합하면 전체의 48%에 달해 5개사 중 유일하게 50%를 밑돌았다.

◆ 부족한 모델 라인업이 원인…다양화 위한 투자 노력 지속해야

이처럼 판매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판매가 편중되는 가장 큰 원인은 차종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산업 구조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성능을 차별화하고 모델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3개사의 경우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모델 라인업은 10개가 안되는 상황이다.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 여름 가세한 전기차 ‘볼트’의 합류로 가까스로 10개 모델을 채웠으나,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각각 6개와 8개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을 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모델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잘 팔리고 있는 모델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해당 업체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상황이 어려워지기 전에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발굴해 나가는 것은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서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물론 확실히 잘 팔리는 모델만 있다면 라인업이 다소 적어도 지금 당장은 큰 타격이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인기 모델의 판매가 감소하는 시점이 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같은 지적에 업체들은 연식변경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신규 모델 발굴에 꾸준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 1월에는 티볼리를, 올해 3월에는 티볼리 에어를 출시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신차인 Y400(프로젝트명)를 준비 중”이라며 “렉스턴보다 한 등급 윗 모델로 모하비와 경쟁하게 될 프리미엄 SUV”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쌍용차 모델 라인업에 대한 업계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모델 라인업 확대는 돈과 시간이 동시에 필요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연식변경, 페이스리프트, 신차 출시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제품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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