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와 남성 위주 문화가 상대적으로 강해 금융권에서도 여성채용에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판을 듣던 증권사들이 최근 여성 직원 신규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끈다.
여성직원 채용비율이 절반에 육박하거나, 40%대에 달하는 증권사들이 속출할 정도로 여성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여성 직원 비중이 높은 콜센터나 영업점 사무직, 지원부서 위주로 채용이 이뤄지면서 여성 채용이 늘어난 것처럼 비춰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는 지난해 신규 채용한 직원 259명 중에서 여성 직원이 120명으로 46.3%를 차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반기 기준 직원 수가 4564명으로 국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많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에도 전체 신규 채용 직원 306명 중 177명을 여성으로 채용해 여성 비중이 57.8%에 달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중이 44.7%로 업계에서도 가장 높은 편에 속하고 있다.

업계에서 두 번째로 직원 수가 많은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도 지난해 신규직원 절반 이상을 여성으로 채용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신규 채용한 172명 중에서 90명이 여성으로 비중은 52.3%에 달했는데 2016년에도 49.3%를 여성으로 채용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 뿐 아니라 최근 3년 간 여성 신규 입사자 비율이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작년 신입 사원의 경우 25명 중 업무직이 절반 정도로 상당수는 경력직 입사자로 보인다"고 전했다.
삼성증권(대표 직무대행 장석훈)은 2016년도 신규채용 직원 중 여성 비중이 30.6%로 다소 낮았지만 이듬해에는 179명 중에서 37.4%에 해당하는 67명을 여성으로 채용하면서 타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은 지난해 신규 채용 직원 278명 중에서 73명이 여성 직원으로 여성 직원 비중은 26.3%에 그쳤다. 전년 대비 2.5% 포인트 상승했지만 30~40%를 훌쩍 넘는 경쟁사에 비해서는 여성 채용 비중이 적었다.
오프라인 지점이 상대적으로 적고 본사 IB 영업에 특화돼있어 업무 특성상 남성 직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타사에 비해 여성 신규 채용 비중이 낮다는 설명이다. 여성 직원을 다수 채용하는 콜센터의 부재도 이를 방증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규채용 인력 중 경력직 직원이 상당수이고 창구직이나 콜센터 등 여성 인력 비중이 높은 직군에 대거 몰렸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오프라인 지점이 많아 리테일 영업이 활발하고 콜센터 규모도 큰 대형사가 신규 여성직원 채용이 많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지점 PB 등 영업직 직원 중에서도 여성 비중이 늘고 있어 여성직원 채용이 증가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반론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여성 직원의 경우 결혼이나 육아 등으로 인한 휴직이 많은 특성상 경력직 채용이 많지만 본사 지원 부서에서도 여성 직원들이 굉장히 많은 편"이라면서 "세부적인 통계를 살펴봐야겠지만 여성 신규 채용 직원 중 상당수가 특정 직종에 몰려있진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중에서 여성 직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대표 이현)이었다. 키움증권은 전체 직원 679명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335명이 여성이었는데 이는 영업점 없이 본사 및 콜센터 인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키움증권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대우(44.7%), 한국투자증권(44.3%), 삼성증권(40.4%), NH투자증권(40.1%), 대신증권(40%) 등이 여성 직원 비중이 40%를 넘겼고 메리츠종금증권이 26.9%를 기록하며 가장 낮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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