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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남준우 사장, '60세 퇴진룰' 넘어 연임 가능할까?...적자확대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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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남준우 사장, '60세 퇴진룰' 넘어 연임 가능할까?...적자확대로 '먹구름'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11.13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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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그룹의 '60세 퇴진룰'을 깨고 살아남은 삼성중공업 남준우 사장이 올 연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그룹은 임원인사에 있어 60세가 되면 사장에서 퇴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젊은 피 수혈로 조직문화를 쇄신하고 세대교체를 단행하기 위함이다. 다만 기업 상황과 실적 등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해왔다.

올해 만 61세인 남준우 사장은 지난해말 인사에서는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남 사장은 2018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했고, 올해가 2년 차다.

문제는 올 연말 인사에서 남 사장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느냐 여부다. '60세 룰'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확고한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흑자전환 목표를 세웠으나 오히려 적자규모가 작년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삼성중공업은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중 올해 실적이 가장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1~3분기 경영실적....png

올해 3분기까지 삼성중공업은 5조192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33.1%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40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2756억 적자에 비해 손실규모가 더 커졌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409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올해는 3분기만에 비슷한 규모의 손실을 냈다.

3분기 드릴십 계약취소로 감액손실 등이 발생했고 임금 일시금 지급 등으로 한꺼번에 돈이 빠져나가면서 손실 폭이 커졌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에도 적자가 유력해 보여 올해 5000억 내외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를 뛰어넘는 것이다.

남준우 사장은 지난 2018년 1월 적자 늪에 빠진 삼성중공업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 1조5019억 원, 2016년 1472억 원, 2017년 5242억 원의 적자를 내며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남준우 사장은 선박은 물론이고 해양플랜트 등 각종 생산현장을 책임져 온 전문가로 통한다. 경영총괄 직인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부터 남 사장은 ‘재무통’ 출신 경영인에 버금가는 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였다.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올해 흑자전환을 꾀하겠다는 포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남준우 사장은 부임 후 고정비를 줄여 흑자전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 수천 명을 줄였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노조 파업 등으로 골머리를 썩이는 것과 달리 2018년, 2019년 무리없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남준우 사장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를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삼았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2019 새로운 도약, 중공업 부활의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수주목표도 78억 달러로 작년보다 높게 설정했다.

하지만 올해 작년을 뛰어넘는 적자가 예상되는데다 수주목표도 3분기 말 기준 69% 수준으로 목표달성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실적 부진으로 60세 퇴진룰의 예외가 되지 못해 남준우 사장 연임이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전체가 올해 실적 부진에 시달린 상황인데 올해 전체 계열사 중 가장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가 삼성중공업"이라며 "'60세 룰'과 실적을 핑계로 연임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동안 인적 구조조정을 큰 잡음 없이 성공적으로 끝내고, 미래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수주가 조선3사 중 가장 많았다는 점, 조선업황 자체의 심각한 불황 등을 고려할 때 '2019년 흑자전환 선언’을 내년에 실현할 수 있도록 한번 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이 남아 있는 만큼 임원인사는 소폭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일본 수출규제 및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남준우 사장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계약취소라는 악재에 흑자전환에도 실패했지만 삼성중공업이 올해 조선 3사 중 가장 수주를 많이 했고, 조선업 수주는 현재 실적에 바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향후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반증"이라며 "IT 위주인 삼성그룹 다른 계열사와 달리 조선업이라는 굴뚝산업의 특성상 60세 룰을 엄격히 적용할 필요도 없고, 매출도 증가세여서 내년 남준우 사장이 연임될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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