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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콜센터 정규직 전환 논의 해 넘길 듯...2차 논의 일정도 못 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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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콜센터 정규직 전환 논의 해 넘길 듯...2차 논의 일정도 못 정해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19.12.1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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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대표 김세용) 콜센터 노동자의 직접고용 논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12월 중 전환결정을 내리기로 했지만 내부 사정으로 논의 자체가 지연되면서 사실상 내년을 기약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SH콜센터 정규직 전환 협의체는 지난달 1차 논의를 마치고 2차 논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차 논의 시점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서울시가 밝힌 12월 중에는 정규직 전환 결정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 고용노동부는 콜센터 업무의 경우 기관마다 위탁, 용역 등 운영 방식이 달라 기관과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한 심층 논의 사무로 분류했다. 이와 함께 SH공사 측에 지회와 협의기구를 구성해 직접고용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11월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민주노총 이선규 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은 “12월 중에 협의체가 회의를 재개해야 되는데 일정상 쉽지 않아 보인다”며 “1차 회의는 끝났지만 2차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H콜센터 정규직 전환 협의체는 서울시 관계자와 교수와 노동계 등 전문가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SH공사와 콜센터 노조, KTis(대표 이응호) 관계자들은 제외 돼 있어 전환여부는 사실상 서울시 의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의가 지연되는 이유도 협의체의 구성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현재 협의체는 SH공사와 노조의 의견을 별도로 받아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모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각계 전문가들의 일정을 조율하고 논의를 진행하는 데에도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어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차 회의도 있었고 내용이 방대해 한 번에 결론짓기 어려웠다“며 ”많은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보니 일정 조율 등의 문제로 2차 회의가 언제 쯤 열릴지 확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공개로 진행되는 특성상 콜센터 노조와 현 도급업체인 KTis 입장에선 논의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전혀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결론이 나더라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가는 상황이다.

이 부위원장은 “회의 내용이 비공개라 노조에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KTis 관계자 역시 “서울시와 SH공사로부터 의견을 받아야 되는 입장”이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이 하달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연내 타결 여부에 대해 한 발 물러선 입장을 전해왔다. 고용노동부의 요청사항일 뿐 의무적으로 기한을 정해놓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11월과 12월 중 결론을 짓겠다는 것은 고용노동부의 요청사항이었을 뿐 서울시의 공식입장은 아니다"라며 “콜센터만 단독으로 논의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언제 마무리하고 결론을 낼 수 있을지 단정짓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의가 시작 된 것은 사실이지만 내용을 전달할 만큼 진척되진 않았다”며 ”며 “고용노동부의 요청사항을 최대한 따르려고 노력 하고 있지만 모두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SH공사 역시 정규직 전환 결정에 대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위 기관인 서울시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라야 하는 입장인 만큼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의견전달에 있어 공사 내부에서 이견이 발생해 늦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협의기구 구성을 서울시가 주도하고 있고 통보받은 것 역시 없다 보니 구체적인 설명이 어렵다”고 일축했다.

한편 SH공사 콜센터 직원은 KT의 자회사인 KTis에 소속돼 일하고 있다. 매년 관리주체가 바뀌는 도급형태다. 이는 비슷한 성격의 공공기관들이 콜센터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실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표 변창흠)의 경우 (주)LH상담센터라는 별도의 법인을 만들어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 중이다. 경기도 콜센터·자산관리공사 역시 100%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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