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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으로 시작해 재계 5위로...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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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으로 시작해 재계 5위로...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20.01.19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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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 29분 별세했다. 향년 99세. 롯데 창업주인 그는 소규모 식품업으로 시작해 롯데그룹을 재계 5위의 대기업으로 만들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노환으로 입원 중이던 신 명예회장은 지난 18일부터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 19일 신동빈 회장 등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그룹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명예장례위원장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장례위원장은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맡을 예정이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식민지시대에 일본 유학 중 소규모 식품업으로 출발하여 한일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의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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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 창업주 故 신격호 명예회장

1940년대 초 20대 초반의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팔이, 우유배달 등의 일을 하면서 일본 와세다 대학까지 고학했던 신격호 명예회장은 첫 사업이 폭격으로 공장이 전소되는 시련을 겪지만 허물어진 군수공장에서 비누를 만들어내면서 진정한 사업가의 길에 들어선다.

신 명예회장은 당시 미군이 일본에 주둔하며 껌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껌 사업에 뛰어들어 번 돈으로 자본금 100만 엔, 종업원 10명의 법인사업체 '롯데'를 만들게 된다.

1961년 신격호 명예회장은 일본가정에서 손님 접대용 센베이가 초콜릿으로 대체될 기미가 보이자 유럽에서 최고의 기술자와 시설을 들여오면서 초콜릿 시장을 장악한다. 이후 롯데는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해 성공을 거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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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 젊은 시절의 신격호 명예회장 모습.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신격호 명예회장은 한일 수교 이후 한국에 대한 투자의 길이 열리자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롯데제과에 이어 롯데그룹은 1970년대에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현 롯데푸드)으로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발전했다. 또한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을 설립해 당시에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유통·관광 산업의 현대화 토대를 구축했으며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등으로 국가 기간산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특히 롯데호텔은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 명예회장의 신념으로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은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한국 호텔로는 처음으로 해외 체인을 오픈하기도 했다.

백화점 사업인 롯데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본점) 건립공사는 1976년 시작해 1979년 12월에 완료됐다. 규모는 연면적 2만7438㎡, 영업면적 1만9835㎡에 지하1층, 지상 7층에 이르렀다. 이는 기존 백화점에 비해 2~3배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롯데쇼핑센터는 개점 당시부터 고객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며 이후 우리나라 1위 백화점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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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센터 개점 당시 현장.

신 명예회장은 석촌호수 서호를 중심으로 건설되는 롯데월드와 함께 석촌 동호를 중심으로 종합관광단지(당시 명칭 ‘제2롯데월드’)를 건설해 잠실 지구를 한국의 랜드마크로서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복합 관광명소로 키워내겠다는 꿈을 키웠다.

이를 위해 롯데는 1982년 제2롯데월드사업 추진 및 운영 주체로 ‘롯데물산’을 설립하고, 1988년 1월에는 서울시로부터 사업 이행에 필요한 부지 8만6000여㎡를 매입했다. 각종 교통, 도시계획 등의 이유로 사업계획이 잇달아 반려되다 2011년 지상 123층 높이 555m의 초고층빌딩을 포함해 80만5782㎡에 이르는 ‘롯데월드타워’ 전체 단지의 건축 허가가 최종 승인됐다.

2014년 10월 롯데월드몰과 아쿠아리움을 시작으로 시설들이 순차적으로 오픈했으며, 2017년 4월 3일 롯데 창립 50주년 초고층빌딩을 포함한 롯데월드타워가 그랜드 오픈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8년 일본에서 창업한 지 70여년 만인 지난 2017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퇴임으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이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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