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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지배구조⑭] JW중외제약 오너일가 지배력 안정...4세 승계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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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지배구조⑭] JW중외제약 오너일가 지배력 안정...4세 승계 착수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1.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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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JW중외제약그룹은 JW홀딩스(대표 이경하·한성권) 등 4개의 상장사와 7개 비상장사, 3개 해외법인 등 총 15개의 계열사로 이뤄진 대형 제약사다.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이성열), JW생명과학(대표 차성남), JW신약(대표 백승호) 등 상장사들의 시가총액만 약 1조5100억 원으로 업계 ‘톱 10’에 든다.

대표 계열사인 JW중외제약만 따져도 2018년 매출이 5372억 원으로 10대 제약사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외제약의 성장은 수입에만 의존하던 수액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면서 이뤄졌다. 종합영양수액 ‘위너프’는 2018년 아시아 제약기업 최초로 유럽연합 의약품제조관리기준 인증을 받기도 했다. 중외제약 매출에서 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이른다.

JW중외제약의 전신은 고 이기석 창업주가 1945년 8월 8일 해방 1주일 전 충무로에서 다섯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조선중외제약소다. 1953년 대한중외제약으로 법인을 전환했고, 1976년 상장됐다.

고 이기석 창업주는 수익성이 낮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상황에서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수액 생산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1998년 수액제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5회 창업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3세 이경하 회장, 꾸준한 '저점 매수'로 지배력 강화

3세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JW중외제약그룹은 이경하(58) 회장이 지주사 최대주주로서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이경하 회장 직계 일가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1조75억 원(22일 종가 기준)이다. 이경하 회장 부부의 보유지분 가치가 1075억 원에 달하고, 창업2세인 이종호(89) 명예회장과 홍임선(85) 여사 부부가 181억 원, 4세들이 109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JW중외제약그룹 오너 일가 자산 보유 비중은 이경하 회장 부부가 78.8%, 이종호 명예회장 등 2세가 13.3%, 4세가 8%다. 창업 3세를 거쳐 창업 4세로 승계작업이 시작되고 있는 단계다.

현재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이경하 회장은 JW홀딩스 지분 27.78%를 지닌 최대주주다. 이종호 명예회장이 2.62%, 이 회장의 형제인 이진하(60)·동하(56)·정하(50)씨 등이 각각 2.3% 안팎의 홀딩스 지분을 보유했다.

이 회장 장남인 이기환 씨는 2.51%, 쌍둥이 자매 이성은·민경 씨는 0.16%를 지녔다.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JW홀딩스 지분율은 50.22%로 지배력이 굳건하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단체가 없고 47.27%가 소액주주로 구성돼 있다.

이경하 회장은 1999년과 2000년 각각 2만 주의 중외제약 지분을 증여받았다. 당시 이 회장의 지분율은 1.01%에 그쳤으나 주식배당과 장내매수를 통해 2006년 9.99%까지 지분율을 높였다.

이 회장은 지분율을 높인 후 중외제약을 2007년 7월 지주사와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했다. 중외제약 1주는 지주사 0.36주, 사업부문 0.64주로 배당됐다. 이를 통해 이 회장은 JW홀딩스 지분 26%를 확보하는 마법을 부렸고, 장내매수와 무상증자를 통해 27.78%로 늘렸다.

눈여겨 볼 점은 이 회장이 지분을 매입했을 시기 중외제약의 주가는 저점을 형성하고 있을 때라는 것.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이 회장이 장내매수 하던 시기 중외제약 주가는 6300원~1만1000원 수준이다. 이때 이 회장의 지분율은 2년여 만에 1.01%에서 9.53%로 높아졌다.

이 기간 이 회장 보유 주식 수는 약 56만여 주가 늘었는데, 장내에서 사들인 주식이 42회에 걸쳐 32만750주에 이른다. 주식 취득금액은 약 24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2002년 4월과 5월 취득한 2만7000여주에 대한 취득금액이 공시에서 빠져 있어 평균 취득금액으로 계산했다. 이 회장의 주식 취득가는 6600원~8200원 선이다.

2004년과 2005년에는 주가가 4만7000원까지 올랐는데 이 회장은 지분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2006년 주가가 4만 원 밑으로 떨어지자 이 회장은 다시 장내매수에 나서며 지분율을 0.4%포인트가량 끌어 올렸다.

 

지주사 전환 후에도 1800원~3400원 선에서 홀딩스 지분을 매입했고, 2009년 5분의 1 액면분할 후 2016년까지 매년 무상증자에 나서며 주가부양에 힘쓰고 있다.

이 회장이 지분을 매입하던 시기 중외제약은 배당성향이 평소보다 높았다. 1999년 11.3%였던 배당성향은 2001년~2003년 30.4%~32.8%로 올랐다. 배당금도 13억 원에서 40억 원 안팎으로 커졌다. 2006년도 배당성향 역시 27.7%로 전년 19.1%보다 높았다.

지주사 전환 후에도 JW홀딩스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배당성향이 53%, 177%, 72%에 이른다. 이 시기 역시 이 회장이 주식 매입에 나섰던 때다. 이 기간 동안 64억 원을 배당했다. 이중 약 17억 원이 이 회장 몫이다.

이 회장 보유 주식 중 담보로 잡힌 비중은 2.4%로 낮다.

◆ 잡음 없는 장자승계로 가닥...복지재단으로 우호지분 확보

JW중외제약그룹의 4세 후계자로 가장 높게 점쳐지는 인물은 이경하 회장의 장남 이기환 씨다. 1997년생으로 올해 24살인 이 씨는 JW홀딩스 지분 2.51%를 보유했다. 지분 보유량은 특수관계자들 중 4번째로 높다.

이 씨의 쌍둥이 누나인 이성은·민경(26)씨는 지분율이 각각 0.16%로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이 씨가 주주명부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09년 3월 13살 때. JW홀딩스 주식 20만 주(2.25%)를 매입했고, 이후에도 장내매수와 무상증자 등으로 지분율이 2.51%로 높아졌다.

이 회장은 일찌감치 장자 승계를 위한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종호 명예회장과 이경하 회장 모두 장남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4세 승계 시 상속·증여로 인한 지배력 약화를 막기 위해 재단 설립을 통한 승계 구조를 갖췄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명예회장이 대표로 있는 재단이 추후 오너 일가에게 자리를 물려줄 경우 기환 씨에게 우호지분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창업 2세인 이종호 명예회장은 2011년 사재 200억 원을 출연해 중외학술복지재단을 만들었다. 이 명예회장은 2013년 지분을 추가로 재단에 증여했다.

재단은 현재 JW홀딩스 지분 7.4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중외학술복지재단은 성실공익법인으로 지정돼 출연금에 대한 세금이 면제됐고, 계열사 지분도 10%까지 보유할 수 있다.

중외학술복지재단이 보유한 홀딩스 지분율은 10대 제약사 공익법인 중 녹십자홀딩스(대표 허일섭·허용준)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녹십자는 다수의 오너 일가들이 1~2%의 낮은 지분율로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특수성이 있는 반면, JW홀딩스는 안정적인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차이는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재단은 학술, 문화 등 다양한 사회공헌을 위해 오너 일가의 순수한 사재 출연으로 만들어 졌다”며 “재단과 상관없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너 일가는 지배력 확대를 위해 장내매수 정공법을 택했다”며 “재단을 통한 편법 승계 의도는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외학술복지재단은 현재 JW홀딩스 보유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재단을 지분을 제외하더라도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율이 42.74%로 높아 지배력에 문제가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종호 명예회장(왼쪽), 이경하 회장
이종호 명예회장(왼쪽), 이경하 회장
◆ 이경하 회장, 신입사원부터 시작...4세 경영수업은?

이종호 명예회장은 1966년 34세의 나이에 대한중외제약 시절 기획실장으로 입사해 6년 뒤부터 대한중외상사, 대한중외제약, 중외기계 등 계열사 사장을 맡았다.

회사 경영사정이 어렵던 시절 입사해 수액제를 비롯한 항암제, 항생제 등 치료제를 개발하며 10대 제약사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창업주가 타계한 1975년 중외제약그룹의 2세 경영자가 됐고, 2015년에는 그룹 경영권을 3세인 이경하 회장에게 물려줬다.

이 회장은 1986년 23세의 나이에 일찌감치 중외제약 지역영업 담당으로 입사해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9년 뒤인 1995년 이사대우로 임원이 됐고, 2001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대기업 그룹 오너 일가가 입사 4년 반 만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 회장은 현장경험을 상대적으로 길게 한 셈이다.

이 회장 역시 시설투자와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며 회사를 키웠고 2018년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현재 JW중외제약은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목표로 신약개발에 힘쓰고 있다.

다만 지난해 실적은 3분기까지 매출 3974억 원, 영업이익 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75.8% 감소하며 부진한 상황이다.

4세 이기환 씨는 현재 대학교 재학 중이다.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졸업 후 JW중외제약그룹에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나서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4세는 아직 젊어 아직까지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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