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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3대 주주' 반도그룹, 자금 여력 1조...경영권 분쟁 키 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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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3대 주주' 반도그룹, 자금 여력 1조...경영권 분쟁 키 쥘까?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2.06 07: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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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반도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여 만에 한진칼 지분 8.28%를 사들인 반도그룹은 추가로 지분 30% 이상을 사들일 수 있는 자금여력을 지니고 있어 향후 입지를 더 키울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반도그룹은 현재 3개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 8.28%를 보유한 3대주주다. 한진칼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강성부펀드)로 17.29%의 주식을 갖고 있다.

반도그룹은 지분율에서 오너 일가인 조원태 회장(6.52%), 조현민 전무(5.31%), 조현아 전 부사장(6.49%)을 앞선다.

반도그룹은 현재 KCGI와 함께 조현아 전 부사장 편에서 공동전선을 꾸리며 한진칼 경영에 간접적인 참여를 시도하고 있다.

반도그룹은 지주사 반도홀딩스가 부산·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반도건설과 반도종합건설을 주요 계열사로 삼고 있다.

반도건설과 반도종합건설은 각각 6개와 9개의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 간 지분구조는 대부분이 100%로 연결고리가 매우 탄탄하다.

반도그룹 권홍사 회장
반도그룹 권홍사 회장

반도홀딩스는 권홍사 회장이 69.61%, 장남인 권재현 반도개발 상무가 30.06% 등 총 99.67%지분을 보유했다.

반도그룹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사로 사실상 권 회장 일가의 개인회사나 다름없어 의사결정 과정이 간결하다.

반도그룹 계열사가 한진칼 지분을 처음 매입한 것은 2019년 8~9월로 전해진다. 당시 대호개발이 145만7000주, 한영개발 99만8000주, 반도개발 50만 주 등으로 4.99%를 보유해 공시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1일 한영개발이 4만 주를 추가 취득하며 한진칼 주주명부에 5% 이상 보유자로 깜짝 등장했다.

대호개발(2.46%)과 반도개발(0.85%)이 기존에 보유하던 것에 한영개발 지분이 더해지면서 반도그룹은 한진칼 지분 5.06%를 확보했다. 당시 반도그룹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 목적의 단순취득이란 입장을 밝혔다.

반도그룹의 지분매입은 주주명부에 등장한 뒤 더욱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1일 이후 그해 말까지 43차례에 걸쳐 장내매수하며 한진칼 지분율을 8.29%까지 높였다.

4대주주였던 지위도 3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기간 매입한 주식은 190만 주, 매입액은 691억 원이다. 한영개발이 420억 원, 대호개발이 271억 원치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 반도그룹은 지분 추가 매입을 통해 단순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목적을 변경했다.

기존에 보유했던 한진칼 주식 수가 295만5000주였던 점에 비춰 반도그룹 계열사들이 지분 매입을 위해 사용한 총비용은 약 1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그룹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분을 늘려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위협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사인 KGCI가 추후 차익실현에 나설 경우 반도그룹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 최대주주에 오를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반도그룹의 재무구조는 우량하다. 반도홀딩스가 보유한 자산 가운데 현금화가 쉬운 당좌자산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018년말 1조1510억 원에 달한다. 이중 분양미수금이 6419억 원, 현금성자산은 1734억 원이다.

분양 및 공사미수금과 현금성자산 등 가용이 더욱 쉬운 8447억 원은 한진칼 지분(5일 종가 4만1800원) 33.8%를 매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매출은 2조585억 원, 영업이익은 4754억 원,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4455억 원으로 유동성이 뛰어나다. 차입금은 208억 원에 그치고, 부채비율은 18%로 매우 낮다.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대호개발과 한영개발도 각각 57억 원과 15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했다.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이 600억 원 이상인데, 이를 통해 지난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도 60% 안팎에 불과하다.

한영개발은 2012년 7월 공공택지 입찰에 당첨될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시행사다.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지금지구의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 2.0 분양으로 5500억 원의 분양대금을 벌었다. 대호개발 역시 운산광역시 북구 송정동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분양으로 4475억 원을 벌었다.

두 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한 모회사 반도종합건설은 현금성자산이 169억 원으로 더 많다.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할 정도로 재무건전성도 우량하다. 다만 2017년과 2018년은 24억 원과 21억 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반도그룹 대표 계열사인 반도건설은 국내 13위 수준의 중견 건설사다. 2018년 매출은 1조5663억 원, 영업이익은 3029억 원이다. 900억 원의 현금흐름을 기록했으며, 340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했다.

반도개발은 반도그룹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있는 관계사다. 권재현 상무가 최대주주이고 특수관계자들과 함께 지분 100%를 보유했다. 하모니CC 등 골프장 및 체육시설 설치운영사업을 영위한다. 현금성자산은 210억 원을 보유했다. 다만 2018년 영업이익(-12억 원)과 당기순이익(-83억 원)은 적자다. 부채비율도 1500%에 이른다.

대호개발과 한영개발과 달리 반도개발이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서지 않았던 이유로 보인다.

이 외에 권 회장 부인인 유성애 반도레저 사장은 반도레저, 반도재팬, 반도카모 등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권 회장 첫째 사위인 신동철 반도건설 전무는 퍼시픽산업과 퍼시픽개발, 권 회장 딸인 권보영 반도건설 실장은 더유니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반도그룹 지배구조 외부에 존재하는 관계사다.

반도그룹 관계자는 “공공택지 분양을 따내기 위한 경쟁률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수주를 하나도 하지 못했다”며 “여유 자금 운영 차원에서 한진칼에 투자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KCGI와 뜻이 맞아 떨어져 함께 하게 됐다”며 “한진그룹 남매간 지분 경쟁이 치열해지더라도 조현아 전 부사장 측과의 합의는 번복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는 주주명부가 폐쇄된 상태라 지분 추가 매입에 대한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추후 한진그룹 경영권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너무 앞서간 이야기”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1월 말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 KCGI, 반도그룹과 손잡은데 이어 지난 4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지분율이 팽팽한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조 회장 측 세력의 지분율은 32.45%이고, 조 전 부회장 측은 32.06%로 지분 차이가 거의 없다. 한진칼은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일반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남매간 지분이 팽팽한 상황에서 국민연금(4.11%)과 소액주주(약 30%)의 표심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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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2020-02-08 14:40:18
저는 조현아를 지지합니다
장녀가 동생한테 뺏기면 안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