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제주항공, 악재 속 이스타항공 인수 확정...기대효과와 과제는?
상태바
제주항공, 악재 속 이스타항공 인수 확정...기대효과와 과제는?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0.03.03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항공(대표 이석주)이 이스타항공(대표 최종구) 인수계약을 정식 체결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통한 성장이 기대된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당장 점유율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앞지르게 됐고, 향후 원가 절감과 유연성 있는 노선 활용 등을 통해 안정적 성장을 꾀할 방침이다.

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업황이 크게 침체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의 부채를 떠안게 된 재무적 부담은 불안요소로 지적된다.

제주항공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2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545억 원14만7920원에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 지분비율은 51.17%다.

지난해 12월18일 양해각서 체결과 동시에 이스타홀딩스에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 원을 제외한 차액 약 430억 원은 취득예정 일자인 4월 29일에 전액 납입 예정이다.
 
당초 양사가 양해각서를 맺을 당시 공시한 매각 예정 금액은 695억 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양측 합의 하에 인수가액을 조정했다. 

제주항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스타항공 인수가 이익이라고 판단했다.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절감,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등으로 사측은 물론,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시장 점유율도 크게 뛰어 오른다. 지난해 수송객 점유율 기준으로 국내선의 경우 대한항공이 22.9%로 1위, 아시아나항공이 19.3%로 2위였다. 제주항공은 14.8%로 3위인데 이스타항공의 9.5%를 가져오면서 아시아나항공을 넘어선다. 

 

국제선 점유율은 제주항공(13.8%)과 이스타항공(5.0%)을 더해 18.8%로, 대한항공 33.1%, 아시아나항공 22.8%에 이은 3위 자리를 굳히게 된다. 저비용항공사이면서도 항공업 양대산맥중 하나를 위협하는 대형 회사로 등극한 셈이다.

애초 실사가 길어지면서 인수 불발설도 흘러나왔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연내 SPA를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연말연시, 설 명절 등의 사유로 실사 일정이 더뎌졌다며 일정을 두 차례 연기했다.

이스타항공은 부채비율이 484.4%(2018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 47.9%로 현금 흐름이 불안정한 회사다. 여기에 우발 부채가 발견돼 제주항공이 인수를 망설이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설이 제기된 것이다. 

제주항공 역시 지난해 적자전환한 데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이달부터 최대 4개월간 유급 휴직 제도(70% 임금 보장) 전환 체제를 시작했다. 지난 12일에는 위기경영체제를 선언하고 경영진이 30%의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인수 시 막대한 비용 지출로 '승자의 저주(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치름으로써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되거나 커다란 후유증을 겪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실적 부담이 크다. 코로나19로 운항 노선이 줄어들고 있고, 한국발 입국금지를 내린 국가들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노선 활용에 유연성은 생겼지만 중복 노선을 최소화해 수익성을 올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유동성 위기 극복 과제도 남아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화하면서 지난달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했다. 항공유 대금 결제가 밀렸다가 정유사로부터 급유 중단 통보를 받아 다른 정유사를 확보하는 해프닝까지 발생했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민간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의 일환”이라며 “항공 산업은 코로나19 사태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관광, 호텔, 자영업 등과 따로 볼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산업으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금융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이석구 제주항공 대표는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국내 항공업계는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운영효율 극대화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와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