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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 회장 경영진 물갈이에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거취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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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 회장 경영진 물갈이에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거취 '관심'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3.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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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취임 후 농협금융지주 계열사에 경영진 개편 바람이 불면서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농협금융 계열사 CEO 최초로 3연임에 성공했던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새 임기를 시작한지 두 달 만에 3일 전격 사임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최근 범농협 대표이사급 임원의 대대적 물갈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에 따른 여파로 해석된다. 이대훈 행장의 사퇴로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일찍이 업계 안팎에서는 김광수 회장의 연임 여부가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선거 결과에 좌우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 바 있다. 새롭게 선임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의중이 김광수 회장의 연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로 독립적인 지위를 확보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인 만큼 모기업의 의견이 배제될 수는 없다.

이에 대해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이다 보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최대 주주 입장에서 자회사의 효율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 최고경영자의 경영능력을 따져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절차”라고 설명했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당초 업계에서는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후보로 나섰던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이 당선될 경우 김광수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었다. 유 조합장이 김병원 전 중앙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현재 농협 조직 유지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성희 낙생농협 조합장이 유 조합장을 따돌리고 당선에 성공하면서 변수가 발생한 셈이다.

다만 이전까지는 지난 2년 간 농협금융의 경영 성과를 따져봤을 때 김광수 회장의 연임이 유력해 보였다. 김광수 회장은 취임 첫 해인 2018년에 당기순이익 1조2189억 원을 거두며 처음으로 농협금융을 순이익 ‘1조 클럽’에 가입시켰다. 전년도 순이익 8598억 원에 비하면 41.8%나 증가한 수치다.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 3858억 원과 사회공헌비 약 1000억 원을 제외하고도 1조원 이상을 남겼다.

지난해에도 농협금융은 전년 대비 46%(5607억 원) 증가한 1조779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으며 농업지원사업비(4136억 원) 부담 전 당기순이익은 최초로 2조원(2조693억 원)을 초과했다.

앞서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농협금융 계열사 CEO 중 처음으로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취임 이후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한 성과가 바탕이 됐다. 이대훈 행장은 순이익 증가와 디지털 대응 강화로 농협은행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일신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더욱이 최근 금융권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변화보다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가 이어졌다. 경영성과 등 실행력이 검증된 인사를 통해 지속가능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이 조합장을 중심으로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니 계열사 CEO 선임에 있어서도 경영적 요소 보다는 정무적 판단이 개입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다만 김광수 회장의 경우에는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라는 특수성도 있기 때문에 연임 가능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회장의 연임 여부는 내달 중순께에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김광수 회장이 이대훈 행장과 함께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김광수 회장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다음 달 중순경 임추위가 김광수 회장의 연임 또는 사임 여부를 결정한 후 그에 따른 후속 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협금융지주는 4일 오후 4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농협은행장 신규 선임 절차를 시작한다. 농협금융 임추위에서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고 최종 후보자를 농협은행 임추위에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경영승계절차 개시일 이후 40일 이내에 최종 후보자 추천 절차를 완료해야 하며 신임 농협은행장은 농협은행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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