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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주총 앞두고 자사주 매입 잇따라...“주주가치 제고 의지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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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주총 앞두고 자사주 매입 잇따라...“주주가치 제고 의지 피력”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3.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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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을 앞두고 금융지주사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주주친화 정책을 강조함과 동시에 일부 연임을 앞둔 CEO들이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3일 BNK금융지주(회장 김지완)는 한국투자증권과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7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BNK금융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2011년 지주 출범 이후 처음이다.

BNK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2% 증가했고 건전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의 증가로 주가는 전년 말 대비 약 20%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BNK금융은 자사주 매입으로 자사주의 가격 안정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지역경기 침체 등으로 악화되고 있는 국내외 경제여건에 대비해 자사 주식 가격 안정 도모를 통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의지 강화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자사주 취득 배경을 밝혔다.

BNK금융은 김지완 회장은 지난해 4월 자사주 1만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총 3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BNK금융 김지완 회장은 “BNK금융의 지난해 실적기준 배당성향은 20.9%로 전년대비 1.4%포인트 상승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자사주 취득을 계기로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과 자본비율의 안정적인 관리 등 지속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 친화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도 지난 2월 자사주 5000주를 매입한데 이어 이달 4일에도 자사주 1만주를 장내매수 했다. 이번 매입으로 김태오 회장이 보유한 자사 주식은 취임 직후부터 순차적으로 매입한 주식 1만5000주를 포함해 2만5000주로 늘어났다.

김태오 회장 뿐만 아니라 DGB금융지주 및 DGB대구은행의 경영진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2020년도에 매입한 자사주 및 우리사주는 약 8만여주에 달한다.

DGB금융 관계자는 “김태오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자발적인 자사주 매입은 애사심 고취와 함께 경영진으로서의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나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김태오 회장의 자사주 매입 행보에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DGB금융은 전임 박인규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문제로 구속되면서 안팎으로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김태오 회장은 취임 이후 4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모습으로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태오 회장이 실적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면서 ‘자사주 매입’으로 연임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DGB금융은 3대 지방 금융지주사 중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4.6% 감소했다.

이밖에도 JB금융 김기홍 회장은 지난해 12월 주요 경영진이 매입한 자사주 총 5만120주 가운데 2만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자사주 보유 규모는 총 4만500주로 지방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가장 많다.

대형 금융지주 회장들 역시 올 들어 자사주 매입을 이어갔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주식시장 첫 거래일인 1월 6일 5000주를 매입했고 총 6만8127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역시 올해 지난달 5일 2000주를 매입해 자사주 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은‘고객신뢰와 혁신을 통한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을 올해 그룹 목표로 설정하고 새해 첫 거래일에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이러한 목표 달성 과정에서 주주가치 역시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내외 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지주사의 자사주 매입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국내 은행주의 가치 제고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DGB금융 관계자는 “최근 장기 저성장·저금리 기조로 인한 금융산업 전반의 주가 하락과 코로나 19로 인한 국내경기의 침체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지역의 확고한 기반을 바탕으로 신시장 공략, 고객 가치 최우선의 차별화된 금융서비스 제공 등을 통한 실적 개선에 대한 의지와 미래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한 것”라면서 “자본시장 저평가의 와중에 DGB금융그룹 김태오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경영 실천과 주주가치 제고를 강화해 나갈 것”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주가 부양을 위한 국내 금융지주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속절없이 하락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BNK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은행권의 추가 자사주 매입, 보유 자사주 소각 등의 주가 부양책 시행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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