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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호·넥센타이어, 해외공장 셧다운...상반기 실적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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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호·넥센타이어, 해외공장 셧다운...상반기 실적악화 우려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4.0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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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대표 조현범)와 금호타이어(대표 전대진), 넥센타이어(대표 강호찬) 등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속속 미국과 유럽 소재의 해외공장을 셧다운(가동 중단)하면서 상반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 공장을 4월 1일부터 8일까지 8일간 폐쇄하기로 했다. 2016년 완공된 금호타이어 조지아 공장은 주로 승용차용 17인치 이상 타이어와 초고성능 타이어(UHP)를 생산, 이 중 상당 물량을 현대기아차와 크라이슬러를 비롯한 북미지역 주요 완성차 공장에 공급해왔다.

한국타이어는 3월 30일부터 2주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2017년 준공된 테네시 공장은 초고성능·승용차용, 경트럭용 타이어를 한해 500만 개 이상 생산해 주로 미국 내수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3월 30일부터 4월 7일까지 헝가리 두나우이바로쉬 공장 가동도 중단한다. 헝가리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1800만 개로 한국타이어가 운영중인 해외 공장 중 가장 큰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

넥센타이어가 보유한 유일한 유럽 공장인 체코 공장도 3월 27일부터 2주간 셧다운됐다. 체코공장은 지난해 8월 준공한 넥센의 유일한 유럽 생산기지로 올해 300만개 타이어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차질을 빚게 됐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유럽, 북미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확산 방지를 위해 공장 가동을 줄줄이 멈추고 있는 것”이라며 “유럽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자동차 생산을 멈추면서 타이어 수요가 줄어들어 수급 조절을 할 필요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타이어 3사들의 유럽, 북미 공장이 줄줄이 문을 일시적으로 닫는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유럽, 미국 자동차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며 타이어 판매가 어려워 지면서 재고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해외에서 비즈니스 제한 조치 결정 및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연이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타이어 수요가 급감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3월 말 기준 타이어 재고량이 2250만개로 적정 수준(1800만개)을 훌쩍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은 독일 폴크스바,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 BMW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셧다운에 들어갔다. 유럽에서 코로나가 계속 확산되며 유럽 국가간 국경 이동이 제한돼 정상적인 공장 가동 자체가 어려워진 상태다.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코로나가 북미지역에 확산하자 3월 말로 계획했던 공장 재가동 시점을 일제히 연기하고 있다. 포드는 오는 30일 공장 문을 다시 열 계획이었지만 재가동 시점을 4월 6일까지 연장했다. 제네럴모터스와 피아트클라이슬러는 오는 30일 재가동을 앞두고 있지만 가동 시점을 연기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도 테네시주에 위치한 채터누가 공장의 개장을 이달 29일에서 4월 5일로 늦췄다. 도요타도 4월 3일에서 6일로 연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유럽 매출비중은 36%, 넥센타이어는 27.7%, 금호타이어는 14.3%를 기록했다. 북미 비중은 넥센타이어가 28.6%, 한국타이어 28.0%, 금호타이어 22.7%로 3사 모두 20%를 넘어설 정도로 비중이 높다. 유럽과 북미 매출비중을 합치면 한국타이어는 64%, 넥센타이어는 56.3%, 금호타이어는 37.3%에 달한다.
 

당초 타이어업계는 코로나19 영향이 1분기 내로 종식되고 2분기부터 글로벌 자동차사들의 가동이 늘어나면서 판매량도 회복되는 그림을 그렸으나 유럽과 북미 지역의 코로나 19 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당장 올해 1분기 실적이 판매량 저하로 악화가 예상되는데 2분기에도 실적악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어사들의 유럽, 북미시장 의존도가 높아 자동차 수요급감으로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심각하게 전개되자 타이어업계에서도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것은 금호타이어다. 금호타이어는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간 전대진 사장을 포함한 전 임원진이 급여 20%를 반납하고 경비예산을 줄이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최근 밝혔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 10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했고 3분기와 4분기에도 연속 흑자를 유지했지만 코로나라는 악재를 만나 사태가 시급해진 만큼 전사적으로 대응해 위기를 극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지속된 실적 저하로 이미 올해 1월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비상경영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40% 이상 급락하자 최근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북미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적고, 매년 꾸준히 양호한 실적과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비상경영을 선포하진 않고 있다. 하지만 유럽 전진기지로 삼으려던 체코공장이 셧다운에 들어가는 등 코로나 사태로 인한 여파가 여전한만큼 수시 비상회의를 통해 대책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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