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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증권사 1분기 실적 먹구름...대형 증권사 순익 40% 이상 감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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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증권사 1분기 실적 먹구름...대형 증권사 순익 40% 이상 감소 전망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4.0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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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코로나 19' 여파로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의 일등 공신이었던 기업금융(IB)와 운용(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실적 감소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IB 비즈니스 호조로 수 년간 분기 순이익 1000억 원 이상은 거뜬히 해내던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와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은 물론이고 삼성증권(대표 장석훈), 키움증권(대표 이현) 등 주요 증권주의 순이익 감소폭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형 상장 증권사 5곳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총계는 50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상고하저' 성향을 띠는 업권 특성상 증권사 순이익은 1·2분기에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편인데 올해 1분기부터 실적 침체가 시작된 셈이다.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 실적을 더욱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이 에프앤가이드와 동일하게 대형 증권사 5곳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5개사의 순이익 총계는 152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81.6%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 순이익이 1000억 원을 넘는 증권사는 하나도 없고 대부분 100~300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거두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 분석결과를 기준으로 할 경우 지난해 1분기 20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낸 한국금융지주(대표 김남구)가 올해 1분기 1483억 원으로 43.3%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순이익이 같은 기간 각각 36.6%와 42.9% 감소한 1066억 원과 98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78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순이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그동안 증권사 실적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IB와 트레이딩 부문이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점이 가장 크다.

비즈니스 특성상 IB업무는 해외에서 진행되는 딜이 많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 1월 말부터 해외출장이 사실상 불가능함에 따라 해외 물량에 대한 실사가 지연되면서 딜 성사도 늦어지자 1분기 실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트레이딩 부문 역시 주요국 지수가 급락하면서 파생결합상품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운용손익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달부터 원유가격과 주요국 지수가 동반 하락하면서 이와 연동되는 ELS와 DLS 평가손익이 급락하고 일부는 낙인배리어를 찍는 등 개인투자자들도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이로 인해 파생결합상품의 조기상환도 지연되고 결과적으로 신규 판매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트레이딩 부문의 대규모 손실을 증권사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은 채권금리 급락과 배당 및 분배금 유입에도 ELS와 DLS 헷지 손익 악화와 증거금 급증에 따른 조달비용 발생이 우려된다"면서 "ELS와 DLS 조기상환 감소와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자기자본투자(PI) 부분의 평가손실 인식 등이 반영돼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 행진이 이어지면서 브로커리지 부문 이익 상승이 기대된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마저도 전체 실적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전체 증권사 수익에서 브로커리지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 사별로 10~20% 수준으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가 전세계적으로 번지면서 향후 실적 전망도 녹록치 않다는 데 있다. 심지어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70~80% 이상 '어닝 쇼크'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그나마 회수가 예정된 물량이 반영돼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겠지만 진짜 위기는 2분기부터"라면서 "3월 들어서 신규 딜이 사실상 끊겨 IB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추가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 일부 증권사는 올해 1분기 증권사 순이익 감소폭을 최대 70~80%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 일부 증권사는 올해 1분기 증권사 순이익 감소폭을 최대 70~80%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상반기 집중되는 IB 딜소싱의 경우 COVID-19 영향으로 미팅 및 실사 등이 지연되는 상황으로 규제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가 쉽지 않은 가운데 바이러스 전파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혀지고 있다"면서 "결론적으로 올해 초 지표는 상당히 양호하게 보여지나 지난 1분기 대비 감익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며 하반기로 갈수록 이 같은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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