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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대손충당금·준비금 감소...자산건전성 대폭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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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대손충당금·준비금 감소...자산건전성 대폭 개선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4.14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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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이 1년 새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대출 부실 위험이 하락하며 자산건전성 수준이 대폭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손준비금의 경우 5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이 유일하게 감소한 반면, 신한은행(행장 진옥동)과 IBK기업은행(행장 윤종원)은 10% 이상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은행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잔액 총액은 19조15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0.8%(1513억 원)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IBK기업은행이 5조1764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경우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잔액 합계가 전년 대비 3190억 원이 늘었으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행장 지성규)도 각각 264억 원과 43억 원씩 증가했다.

은행은 대출 부실화를 대비해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의 이중 완충 장치를 갖추고 있다. 특정 대출의 부실 가능성이 커질 때 소득의 일부를 대손충당금으로 쌓는다. 대손충당금 외에 금융감독원이 추가로 이익 일부를 부실에 대비해 더 쌓아두라고 요구해 따로 모아놓는 자금이 대손준비금이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다보니 이에 따른 충당금 설정액 역시 높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 대출이 주를 이루다 보니 이에 따른 부실위험에 대비해 충당금과 준비금을 더 많이 쌓아두는 경향이 있다”면서 ”특히 작년 말부터 경기가 하락 추세에 있다 보니 이에 따른 추가 적립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은행(행장 권광석)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이 모두 줄어 자산건전성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행장 허인)의 대손충당금과 준비금 역시 723억 원이 줄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특성상 과거에는 조선업 등 대기업대출 비중이 높았던 것이 부실화 요인으로 작용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가계 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리스크 관리 측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우리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6조6263억 원으로 전체 원화대출금에서 약 7.5%에 그쳤다. 반면 가계대출은 54%에 달한다.

지난 1년간 5대 은행의 대손충당금은 7조32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2%(8314억 원) 줄어든 반면 대손준비금은 6801억 원이 증가한 11조82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들이 금융 당국이 요구하는 대손충당금 최소적립률을 만족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에서 금융감독원이 요구하는 최소 적립률 미달 금액만큼을 임의적립금인 대손준비금으로 쌓는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손준비금의 경우 자체적으로 대출 부실과 관련한 다양한 평가 지표와 회계기준 등에 따라 책정을 달리하는데, IFRS로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금융 당국의 지침 등에 따라 준비금을 더 많이 쌓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2016년 10월 국제 은행 기준에 맞춰 대손준비금을 보통주 자본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하면서 대손준비금이 자본건전성 개선에 도움을 주게 됐다”면서 “금융감독원이 대손충당금의 감소로 최소 적립률 금액에 부족한 부분을 대손준비금으로 더 쌓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은행권은 전반적인 경기 하락이 예상되면서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손충당금은 대손준비금과 대체로 기업들이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과거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 한국GM 사태, 기업 수출부진 등 경기가 녹록치 않을 때에도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지속적인 경기 하락이 예상되면서 은행들이 더욱 많은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출 연체율 상승과 신용도 하락에 따른 부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과 준비금을 더욱 많이 쌓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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