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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적금 무용론 속 금리 줄줄이 0%대...주담대 금리도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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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적금 무용론 속 금리 줄줄이 0%대...주담대 금리도 역대 최저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4.23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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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빅컷(큰 폭의 금리인하) 이후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빠르게 내려앉고 있다. 정기예금 상품 중 40%의 금리가 1% 미만이며 적금 역시 0%대 금리 상품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예·적금 이탈 가능성이 높아졌고 요구불예금이 크게 늘었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월 현재 시중은행 50개 정기예금(단리) 상품 중 20개의 1년 기본 금리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가장 낮은 예금은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정기예금’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0.75%보다 낮은 0.60%에 그쳤다.

이밖에 △우리은행 WON 예금(0.65%) △하나은행 리틀빅 정기예금(0.70%) △NH농협은행 NH농심-농부의마음 정기예금(0.75%) △하나은행 N플러스 정기예금(0.75%) 등의 기본금리가 한은 기준금리보다 낮거나 같았다.

복리이자 정기예금의 경우에는 KB국민은행의 KB국민첫재테크예금이 0.95%의 금리를 책정했다. 광주은행의 '스마트모아DREAM정기예금'이 0.96%, 전북은행 'JB시니어우대예금' 외 2개 상품이 0.95%로 기준금리를 조금 앞섰다.

적금 역시 0%대 금리 상품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정액적립식의 경우 신한은행의 신한 S드림(DREAM) 적금의 12개월 기본금리가 0.90%(단리)로 확인됐다. 자유적립식 적금은 신한은행 신한(홈플러스) 카드제휴 적금을 비롯한 8개의 상품이 1% 미만의 금리를 기록했다.

이와 더불어 주택담보대출과 일반신용대출 금리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은행 수신 상품 금리가 떨어지면서 이를 기준으로 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26%로 전월보다 0.17%포인트 하락했다. 2010년 2월 코픽스 공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도 전달보다 0.06%포인트 떨어진 1.38%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첫 공시 뒤 9개월째 하락세다. 기존 잔액 기준 코픽스(1.66%)도 0.06%포인트 내려 12개월 연속 떨어졌다.

코픽스 인하에 따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인하됐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이 2.47~3.97%, 우리은행 2.66~3.66%, 농협은행 2.51~4.12%로 0.17%포인트 낮아졌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 2.74~4.24%, 우리은행 2.78~3.78%, 농협은행 2.55~4.16%로 이전보다 0.06%포인트 떨어졌다.

금리 산정방식이 달라 코픽스 영향을 덜 받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 금리를 각각 2.55~3.80%, 2.843~4.143%로 설정했다. 신잔액 기준은 2.55~3.80%, 2.563~3.863%를 적용했다. 신한은행은 이전과 동일하고 하나은행은 0.002%포인트 내렸다.

◆ 주담대 이자 부담 줄어든 반면 예·적금 이탈 가능성 높아져 

이에 따라 변동형 주담대 이용자들의 월 상환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일각에서는 은행 예금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어 고객 이탈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했을 땐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나 마찬가지라는 불만이 나오면서 재테크 목적으로 은행 예금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기준 4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석 달 새 26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으로 예치기간을 정하지 않고 입금 및 출금이 자유롭다. 대신 금융기관의 안정적인 자금운용이 어렵기 때문에 저축성예금에 비해 이자가 없거나 매우 낮은 것이 특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요구불 예금 잔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예치 자금 운용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한 은행 고객들이 늘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면서 “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언제든 자유롭게 이동될 수 있는 자금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은행 입장에서도 낮은 금리가 지속되면서 저렴한 조달비용으로 수신을 끌어오는 것은 이점이지만 예대마진 측면에서는 되레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지면서 조달 비용은 줄었지만 대출 금리도 덩달아 내려갔기 때문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예대마진 측면에서는 오히려 예금금리도 높고 대출금리도 높은 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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