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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4세 이규호 전무가 이끄는 패션·셰어하우스사업 '동반 적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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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4세 이규호 전무가 이끄는 패션·셰어하우스사업 '동반 적자' 어쩌나?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5.2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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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 오너 4세로 코오롱인더스트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이규호 전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규호 전무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대표 장희구)의 패션부문이 매출 감소와 적자전환에 시달리고 있는데다, 코오롱글로벌(대표 윤창운) 자회사로 이 전무가 대표를 맡고 있는 리베토코리아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이규호 전무
코오롱인더스트리 이규호 전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인 코오롱FnC는 올 1분기에 매출 170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27.3%나 감소한 금액이다. 작년 1분기엔 79억 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에 140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코오롱FnC의 적자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영업이익은 485억 원에서 265억 원으로 45.3% 감소했다. 패션부문의 적자가 영업이익 감소에 직격탄이 됐다. 코오롱FnC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부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은 패션 업계가 침체된 데다 아웃도어 매출이 부진한 탓에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한다.
 

이규호 전무가 2018년 말 패션사업을 맡은 뒤 첫 연간 실적인 지난해 매출도 97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었다. 최근 5년 동안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이 전무가 사업을 맡은 후 매출 감소폭이 도드라지게 크다. 2014년(-7.8%)을 제외하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매출 감소폭은 1.2%~7.8%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LF(대표 구본걸·오규식)는 매출이 1조6773억 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고 삼성물산(대표 이영호·고정석·정금용) 패션부문은 매출 감소율이 1.6%에 그쳤다.

이로 인해 코오롱FnC과 업계 1위 삼성물산 패션부문간의 매출 격차는 2018년 5870억 원에서 지난해 7600억 원으로 벌어졌다. 2위 LF와의 매출 격차도 2015년 4000억 원에서 지난해 7000억 원으로 커졌다.

코오롱FnC는 매년 400억~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왔지만, 지난해에는 135억 원에 그쳤다.

코오롱FnC는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고 오프라인 매장은 컨셉스토어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려 실적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온라인 플랫폼인 코오롱몰은 편의점 배송을 통해 교환·반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고객들에게 1회 무료 교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건립도 계획 중이다.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지난해 코오롱스포츠 ‘솟솟618’과 ‘솟솟상회’, 지난 2월에는 ‘을지다락’을 오픈했다. 고객들에게 코오롱 패션사업에 대한 히스토리와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한 조치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지난해 7월에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시장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한 프로젝트 그룹팀 조직을 신설했고, 이달에는 골프 전문 온라인 편집숍 ‘더 카트 골프’를 오픈했다”며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인수하는 등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 대표 맡은 셰어하우스 사업도 2년 연속 적자 행진...경영능력 검증 언제까지?

이규호 전무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최고운영책임 외에도 코오롱글로벌이 지분 65.2%를 보유한 싱가폴 법인 Libeto Pte가 최대주주로 있는 리베토코리아 대표도 맡고 있다.

이 전무가 그룹 계열사 대표에 선임된 것은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여성전용 셰어하우스 ‘커먼타운’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리베토가 처음이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 전무가 셰어하우스 사업에서 성과를 내면 그룹 후계자로서의 위상이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018년 2월 이 전무가 대표를 맡은 이후 지난 2년 동안 리베토코리아는 총 94억 원의 적자를 냈다. 2018년 48억 원, 지난해 4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냈고 누적 손실액은 99억 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리베토코리아의 결손금은 97억 원으로 초기 투자금을 까먹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이 12억 원에서 35억 원으로 증가한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Libeto Pte 역시 지난해 처음으로 4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지난 2월 리베토코리아는 LAU RUI SHENG IAN를 이 전무와 함께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공동대표 선임 및 적자 개선에 대한 질의에 리베토코리아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전무의 후계능력 검증은 2016년 처음 시작됐다. 이 전무는 기업이 주도하는 벤처캐피털(CVC) 사업의 구성 초기부터 태스크포스(TF)팀에 관여하며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CVC는 신사업 창출을 위해 인수합병(M&A)이나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사업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재무적 투자를 하는 사업이다.

이 전무는 사업 구성에 참여했을 뿐 임원으로 등재되지는 않았다. 대표이사 1명과 3명의 사내이사가 포진한 이노베이스가 설립 후 낸 매출은 1억 원에 그친다.

이노베이스는 2016년 6월 미국 벤처기업 ‘플런티’에 2억 원, 7월에는 퀵서비스 어플 ‘퀵퀵’에 1억 원을 투자해 지분 3.45%를 확보했다. 2018년까지 투자액은 총 18억 원으로 알려졌다.

투자사업 성격상 당장의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다만 업계에서 코오롱의 CVC 사업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은 후계 승계에 대해 “능력 있을 때 회사를 맡긴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전무는 아직까지 코오롱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했다. 그룹 지주사인 코오롱 지분은 이웅열 전 회장이 49.74%로 대부분을 쥐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은 모두 52.63%다.

1984년생으로 올해 37살인 이규호 전무는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장남으로 미국에서 태어났다.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그룹에 입사했고 2년 뒤 코오롱글로벌 부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이듬해인 2015년 말 32세에 상무보가 됐다. 입사 4년 만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이다. 당시 그는 100대 기업 임원 중 최연소자로 이름을 올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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