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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위한 기업, 기업을 위한 사회⑧] 한 발 앞서 가는 SK, '사회적 가치=기업 생존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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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위한 기업, 기업을 위한 사회⑧] 한 발 앞서 가는 SK, '사회적 가치=기업 생존이유'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8.28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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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인의 노력이나 정부 정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은 위기가 우리 사회에 일상화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사태 등이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의 주요 일원인 기업의 경쟁력과 역할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는 추세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생산과 고용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심도 있는 연구와 노력을 펼치는 중이다. '기업은 사회를 위해 일하고, 사회는 기업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주는'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현재 어떤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 지를 심층 보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단순히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고 이익을 만들어 주주에 배당하는 것만이 기업의 책임이라는 시각은 잘못된 철학.”

“좋은 일을 하겠다는 것뿐 아니라 기업이 지속성장을 하기 위한 조건이나 환경이 변화했기에 그에 맞춰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SK그룹이 지난해 10월 기자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디어포럼에서 SK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유에 대해 밝힌 답이다.

재계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나 공유가치 창출(CSV)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인식은 이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회장의 SK는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사회 혁신을 꾀하는 등 CSR 철학이 한 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스탠퍼드대학에 이어 올 초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으로부터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이 사례 연구 주제로 채택된 게 이를 방증한다.

최 회장은 과거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문제를 ‘쥐’라는 동물에 비유하며 이를 잡기 위한 방편으로 재빠른 고양이를 들며, 고양이의 역할이 사회적 기업이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쥐가 있는 곳에 뛰어드는 고양이처럼 사회적 기업이야 말로 곳곳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기업이 사회로부터 돈을 벌었으니 이익의 일부를 환원해야 한다는 수준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생존할 수 있고 국가 경제도 발전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이 단순 해결사 역할을 넘어 사회적 혁신을 촉발 수 있는 딥 체인저(Deep Changer)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14년 옥중에서 쓴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사회성과 인센티브(SPC)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생각은 사회적 가치(SV) 실적 발표로 구현됐다. SK는 재계에서 유일하게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경제간접 기여성과,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 3가지 영역에서 창출한 사회적가치를 환폐단위의 실적으로 발표한다. SV창출 성과는 인사고과에도 반영된다.

그룹 지주사인 SK(주)는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가 90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703억 원 늘었다. SK만의 무모한 시도로 보일 수도 있지만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척도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선대회장인 고 최종현 회장은 과거 국가의 성장을 이끌 인재가 부족했던 시기에 맞춰 인재양성, MBC 장학퀴즈 후원(1973년), 한국고등교육재단 설립(1974년)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부친의 정신을 이어받은 최 회장은 SK의 사회적 책임을 사회적 가치 추구로 진화시켰다.

실제 SK 주요 계열사 정관은 2017년 ‘지속적인 이윤창출’ 부분이 ‘사회적 가치 창출’로 바뀌었다. 올 초에는 그룹 고유의 경영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이 개정됐다. 이해관계자 범위를 고객, 주주, 사회, 비즈니스 파트너로 확장하고 ‘사회적 가치를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 SK, 사회와 함께 성장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중학교 2학년 김민수 군은 집안의 경제적 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컴퓨터로 작성해야 하는 학교 과제로 학업 수행에 있어 불편함을 컸다. PPT나 한글문서로 과제를 내야 하는 날에는 홀로 학교 컴퓨터실에 남아야 했다. 민수 군의 불편은 SK네트웍스의 ‘ICT 꿈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사라졌다. 노트북을 지원 받은 민수 군은 언제 어디서나 과제를 하고 복습할 수 있게 됐다.

SK네트웍스(대표 최신원·박상규)는 지난해부터 자사 사업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협약을 맺고 ICT 취약계층 아동들의 IT 기기 구매 및 교육 프로그램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중고폰 매입기 ‘민팃 ATM’에 중고폰 기부 기능을 넣어 보다 쉽고 편리한 기부환경을 조성하고, 고객과 함께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 ‘에이프릴스톤’의 SV에디션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고객의 ‘착한 소비’와 기부를 연계한 ‘행복크레딧’ 프로그램을 지난 4월 선보였다.

소비자가 11번가나 SK스토아에서 사회적 기업이나 중소상공인 상품을 구매하면 SK텔레콤이 결제액에 따라 기부 전용 포인트를 적립해 기부하는 신개념 기부 프로그램이다. SK텔레콤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파일럿으로 행복크레딧을 운영했을 당시 총 4만3685명이 참여했고, 기부금은 5억7548억 원이 모였다. 기부금은 홀몸 어르신 및 장애 청소년 지원 사업에 사용됐다.

올해는 T맵 택시도 적립처로 추가했다. T맵 택시는 ‘고요한 택시’를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코엑터스와 함께 청각 장애 택시 기사 전용 앱을 만드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을 펼치고 있다.

SK C&C(대표 박성하)는 청년장애인 자립자활 지원을 위한 씨앗(SIAT)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적성과 직무 적합성에 맞춰 현장에서 즉시 사용가능한 실무 위주의 교육을 통해 장애인의 사회진출을 돕는다.

SK건설(대표 안재현·임영문)은 구성원의 재능기부를 통해 저소득층 주거환경 및 복지시설을 개선한다.

SK는 ‘행복나눔계절’ 활동을 통해 구성원들이 참여해 바자회, 김장봉사, 소액기부 등으로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를 돕는다.

◆ 상생, 지역 경제 활성화·협력사 경영고민 해결

SK(주)(대표 장동현)는 ‘소셜벤처 Value-up 프로젝트’를 통해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창업 초기 소셜벤처의 경영전반에 대한 고민 해결책을 찾아가며 실질적인 성장을 지원한다.

SK텔레콤은 더 많은 스타트업들과 사회적 가치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기 위한 상생협력 모델인 임팩트업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0월에 참여한 1기 11개사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연계한 사회적 가치를 설정하고 관련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 기술, 인공지능 기반의 폐기물 회수로봇 개발 등이다. 지난 25일에는 2기 10개사 추가로 출범해 5G, AI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 해결에 나선다.

SK E&S(대표 유정준)는 도시재생 프로젝트 ‘로컬라이즈 군산’을 통해 지역사회의 어려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민간기업이 소셜 벤처 육성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자동차와 조선 중심의 산업도시였던 군산은 GM대우 철수 등으로 지역 경제가 위축된 상태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SK는 군산을 거점으로 하는 소셜벤처 육성에 힘썼다. 소셜벤처가 만든 상품인 김, 꿀스틱 등은 홈쇼핑, 쿠팡, 네이버스토어 등으로 판로를 개척하며 성과를 냈다.

SKC(대표 이완재)는 올해로 3회째 소재분야의 스타트업·벤처를 발굴해 자사의 R&D, 투자, 법무, 회계 등 전문 역량을 공유하며 상생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대표 이용욱)는 임직원과 협력사 관계자가 동반성장협의회를 구축해 중소 협력사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안전교육을 지원한다. 또 통합분석센터를 운영해 제품 개발과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소재 분석 건설팅을 제공하는 등 건전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꾀하고 있다.

◆ 코로나19 극복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관심

지난 5월 말 최태원 SK 회장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임직원들의 헌혈 릴레이 봉사가 진행 중인 서울 중구 SKT타워에 나타났다. 회사 홍보실에서도 최 회장의 등장 이후 부랴부랴 보도자료 배포에 나섰을 정도로 깜짝 행보였다.

최 회장은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혈압을 잰 뒤 헌혈 릴레이에 동참했다. 이후 코로나19로 부족한 혈액 수급을 위한 SK 헌혈 릴레이는 전 계열사로 확산됐다.

최 회장은 “급박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위급 환자에게 혈액은 가장 강력한 안전망”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 될수록 혈액 부족과 같이 과거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계속일어 날 수 있다”고 위기 대응 과정에서 간과하거나 놓치고 있는 소외된 조직이나 개인에 대한 신경을 당부했다.

2월에는 코로나 확산 방지 및 피해지원을 위해 50억 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의 의료지원 봉사자와 방역 인력을 위한 방호복과 의료물품도 지원했다. 대구 지역 1000명, 경북지역 500명의 결식 위험 아동을 위해 도시락도 배달했다.

경북 구미에 위치한 SK실트론(대표 장용호)은 마스크 10만장과 손세정제 2만5000개를 지원했다.

SK에너지(대표 조경목)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대표 서석원)은 지난 5월 미얀마에 코로나19 진단키트 4000개를 기부했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은 코로나19 사태와 과잉생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들이 상시로 구매할 수 있는 장인 ‘하이마켓’을 열었다. 대기업이 시스템을 활용해 사회와 고객, 구성원이 안전망을 짠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SK의 사회적 가치는 CSV보다 더 적극적”이라며 “‘사회에 좋아야 기업에도 좋다’는 생각으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이 주도적으로 탐험하고 다닌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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