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사 표기 삭제?...개정 법률안에 소비자들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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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제조사 표기 삭제?...개정 법률안에 소비자들 '뿔'
  • 나수완 기자 nsw@csnews.co.kr
  • 승인 2020.10.3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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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에 제조사 정보 표기를 삭제하자'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소비자의 알 권리를 무시한 채 기업 입장만을 옹호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지난달 16일 동료의원 11명의 동의를 얻어 화장품법 제10조에 일부 항목을 개정하는 안을 대표발의 했다.

화장품법 제10조는 ‘화장품의 기재사항’을 규정한 조항이다. 이번 개정안은 ‘영업자의 상호 및 주소’란 문구를 ‘화장품책임판매업자 및 맞춤형화장품판매업자의 상호 및 주소’로 바꾸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화장품을 만든 제조업체 정보는 포장에 기재하지 않게 된다.

개정안 발의 배경에는 제조업자 정보가 표기됨으로써 화장품 분야 주요 수탁 제조사의 독점 발생이라는 문제가 있다. 인지도가 높은 상위 제조업체에 수탁 물량이 쏠리면서 중소 제조사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것.

더불어 화장품 제조자 정보가 노출되면 해외 화장품 업체가 제조사에 연락해 손쉽게 유사품을 제조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소비자 및 관련 단체들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은 수용하지 않고 기업 입장만을 고려한 개정안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청원에 화장품 제조사 표기 삭제 요청을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와 있는 모습.
▲국민청원에 화장품 제조사 표기 삭제 요청을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와 있는 모습.
실제 이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화장품에 표기된 제조원정보 삭제요청을 막아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수많은 화장품 브랜드를 다 알 수 없는 소비자들은 제조원 확인과 성분 확인으로 안전한 화장품인지 판단한다”며 “소비자의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삭제해 소비자를 불안에 떨게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 “화장품에 제조원 표기가 없어지면 화장품 제조회사는 책임 있는 제조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의 입장만을 생각하지 말고 소비자가 안전한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현행처럼 화장품 용기에 제조원 정보를 유지해달라”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제조업자 정보를 삭제할 경우 소비자의 안전을 보호하고 상품간 가치를 비교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을 수 없다는 우려가 크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화장품에는 제조업자 정보가 표시돼 있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화장품에는 제조업자 정보가 표시돼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화장품선택 시 단순히 ▶화장품 브랜드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실제로 만든 ▶제조업자와 ▶책임 판매업자 대한 정보를 확인한 다음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화장품용기·포장에 표시된 제조업자정보의 소비자활용 현황연구(FDC법제학회 제14권제2호)’에 따르면 화장품을 직접 구매하는 만 19세 이상 60세 미만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소비자들 88.2%는 화장품 구매 시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를 모두 확인하고 있으며 92.5%가 제조업자 및 책임판매업자를 모두 기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양진욱‧권경희 동국대 약학대학 연구원은 “화장품의 표시 사항은 단순히 소비자의 알 권리 보호의 차원을 넘어서 소비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상품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정보제공 수단”이라며 “위해 화장품의 회수·폐기에 법적 책임을 지는 제조업자 정보를 없애는 것은 자칫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기존에 표기되던 제조원 표기가 삭제되면 오히려 제조원을 알 수 없어 소비자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단체 측은 “이번 법안은 소비자 및 관계단체 등 이해관계자들과 논의가 전혀 없이 기업의 입장만을 고려한 채 발의가 됐다”고 지적했다.

화장품 제조업자 표기 의무 폐지를 담은 화장품법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부천 소사구, 보건복지위원회)이 대표 발의했으나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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