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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산' 겨우 넘었나 했는데 파업으로 무너질까?...자동차업계 노조리스크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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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산' 겨우 넘었나 했는데 파업으로 무너질까?...자동차업계 노조리스크 초긴장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0.11.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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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체들이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더 큰 위기인 ‘노조 리스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노조에서 투쟁 강도를 높이면서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을 바짝 올려야 하는 4분기에 강경 투쟁 기조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도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아자동차 노조는 지난 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지난달 26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냈고 4일 결론이 날 전망이다. 투표에서 절반 이상 찬성이 나오고 중노위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합법적 파업이 가능하다.

▲기아차 소하리 공장
▲기아차 소하리 공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노조 지도부와 만나 상생 모드를 논하고 있는 것과 반대로 기아차 노사 분위기는 냉랭하다. 지난달 22일까지 약 두 달간 9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기본급 12만 원 인상, 영업이익 30% 성과급 배분, 65세 정년 연장(기존 60세) 등을 요구 중인데 사측은 실무 협상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GM 노조는 부분 파업 중이다. 2일 전반조, 후반조 근로자가 4시간씩 파업했다. 지난달 31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고 잔업과 특근 거부는 쭉 이어지고 있다. 3일에는 파업을 하지 않았지만 이미 21차례 임단협 과정이 순조롭지 않았다. 사측의 반응이 없다면 추가 파업 지침을 다시 정할 움직임이다.

▲한국지엠 노사가 창원 공사현장을 방문한 모습
▲한국지엠 노사가 창원 공사현장을 방문한 모습
르노삼성 노조는 현재 차기 노조 집행부 선거가 진행 중이라 노사 협상이 잠시 중단됐다. 차기 집행부가 선정되면 사측과 본교섭을 진행할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지 논의에 들어간다. 다만 노조의 기본급 인상 요구를 사측이 거부해 파업의 불씨가 살아있다. 이미 합법적 파업이 가능한 쟁의권도 확보한 상태다. 차기 집행부는 오는 18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노조의 강경 모드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성장 동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지난해 전세계 자동차 생산량 7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올해 다시 글로벌 톱5에 올라섰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공장들의 셧다운이 반복되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의 생산량이 잠시 주춤한 상태인데 한국은 타 국가 대비 뛰어난 방역 체계를 보여주며 8월까지 누적 생산량 220만 대로 멕시코와 인도 등을 제쳤다. 이런 긍정적 흐름이  노조 파업으로 끊길 수도 있는 위기다.
 
특히나 4분기는 내수나 수출에서 업체들이 실적을 올려야하는  중요한 시기다. 임단협이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엔 생산 차질 장기화라는 더 큰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 

파업은 곧 협력업체의 위기로도 직결된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업계 상장기업 84곳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845억 원이었다. 전년 동기(7491억 원) 대비 무려 111.3%나 줄었다. 여기에 적자기업도 49곳에나 달하는 상황인데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면 부품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2차, 3차 협력업체로 내려갈수록 타격은 더 크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생산 차질 위기가 지속하면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국내 부품협력업체에도 위기가 가중돼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의 침체로 확대될 수 있다”면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서로 적극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부품사 포함 자동차 업계의 경영적자 등을 감안하면 노사불안은 아쉬운 상황”이라며 “경영자와 근로자 등이 각자 이기심을 버리고 협력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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