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서도 E클래스는 수입차 세단의 1인자다. 2016년 10월 10세대 출시 후 수입차 모델 중 전체 1위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고 지난해에는 벤츠 전체 판매량의 50%를 책임지기도 했다. 그만큼 대중이 선호하고 믿고 구매하는 모델이 됐다는 뜻이다.
서울 옥션 강남센터에서 출발해 경기 포천시 한 카페까지 왕복 100km에 달하는 시승코스로 E클래스를 체험했다. 시승 모델은 ‘E220d 4Matic AMG'다.
헤드램프는 전 모델보다 얇아지면서도 날카로운 인상이다. 잘 달리는 차라는 인상을 준다. 최대 650m를 비출 수 있는 ‘멀티빔 LED’로 교통상황에 따라 지능적으로 반응한다.
신형 GLA, GLB에서도 확인한 두 개의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와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NTG6’가 적용된 MBUX가 탑재됐다. 조작 레버와 버튼이 사라진 것도 눈에 띈다.
시동을 켜기 전 제원을 살펴본다. E클래스 전체 라인업은 자동 9단 변속기가 탑재됐고 E220d AMG는 최고출력 194마력, 최대토크 40.8kg.m다.
디젤임에도 소음은 최대한 억제됐다. 오르막길을 급가속으로 올라갈 때나 조금 거슬릴 뿐. 요즘 신차들은 엔진과 상관없이 소음 문제에선 꽤나 완벽하다는 개인적 소관이다. 어느 속도로 달리든 커브길도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200마력이 넘지 않는 제원임에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적다.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도 꽤 도움이 된다. 노면의 충격 흡수 역시 뛰어나 불편함을 느끼지 못 했다.
E클래스에는 첨단 안전 기능도 풍부하다. 최신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가 탑재됐는데 새로 ‘능동 속도 제한 어시스트’ 기능이 추가됐다. 전방 카메라가 도로의 속도 제한 표지판을 인식해 알아서 감가속을 해주는 기능이다. 복잡한 구간에 들어서면 내비게이션의 맵 데이터를 토대로 알아서 속도를 줄여줘 운전이 편하다. 하차 경고 시스템까지 갖춰있다.
5시리즈가 최대 50m 자동 후진 기능을 넣었다면 E클래스는 액티브 주차 어시스트 파크트로닉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주차 공간 차선을 정확히 인지해 자동으로 평행주차를 도와주는 기능이다.
벤츠애호가가 많은 한국시장을 위한 특별한 기능도 있다. 차량 내, 외부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상시로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내기 순환모드를 통해 공기 유입을 차단하여 실내 공기질을 쾌적하게 유지해주는 에어 퀄리티 패키지다. 한국과 중국 시장에 출시되는 모델에만 제공된다고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음성 안내다. 한국어 패치가 아직 덜 된 탓인지 100km 제한 구간을 50km라고 안내하거나 내비게이션은 오른쪽을 가리키는데 왼쪽으로 가야 한다는 잘못된 안내를 여러차례 반복했다. 목소리만 믿고 가기에는 불안 요소가 많았다.
지난 달에는 5시리즈가 판매량에서 먼저 웃었는데 E클래스가 왕의 자존심으로 1위 자리를 재탈환할 지 주목된다. 가치는 충분한 차량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