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라임사태에 남탓만 하는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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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라임사태에 남탓만 하는 금융당국과 금융회사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11.16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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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라임자산운용 펀드(이하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 3곳에 대한 제재 권고안을 발표한 뒤로 금융당국과 증권사 간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해당 증권사에 일부영업정지와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중징계를 내렸고,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금감원이 자기반성 없이 증권사에만 칼을 휘두른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문제는 '사모펀드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인 투자자에 대해 금융당국이나 금융회사 모두 진정성 있는 반성과 고민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금융당국은 부실 사모펀드를 빠르게 인지하지 못하고 곪아 터질 때까지 방치한 감독 부실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최근의 금감원 행보를 보면 감독 부실을 인정하기는 커녕 위법 행위를 저지른 직원을 두둔하면서 공분을 낳고 있다. 

라임 사태의 경우 현재 파면된 금감원 출신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법정 구속된 상황이고 김 전 행정관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금감원 선임조사역이 라임자산운용 검사계획서를 김 전 행정관에게 전달해 라임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전달받는 등 내부 직원의 비위 행위가 거론된 상황이다. 

그러나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달 26일 한 행사장에서 "잘 들여다보면 저희 직원들이 직접적으로 크게 연루된 건 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크게 문제 있었다고 보지 않는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직 검찰조사가 끝나지 않은 사안이라 신중하게 답할 수 밖에 없다고 해도 직원이 조직적 비리에 연루됐고 일부는 법정 구속이 된 상황을 '개인의 일탈'로 돌리는 것은 금감원의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모습으로 보인다. 

더욱이 금감원은 지난 2016년에 불거진 채용비리 사건 당시 내부 쇄신을 위해 '인사·조직문화 혁신 TF'를 발족시키며 혁신 의지를 다진 바 있다. 그러나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와 일부 직원들의 위법 행위들이 불거졌고 이에 대한 응분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감독기관으로서의 신뢰를 잃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직접 피해를 입힌 판매사들도 불완전판매에 대한 성찰과 반성보다는 제재심 결과가 불리하게 나온 것에 대해 '금감원이 다소 과한 징계를 내렸다'는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판매사 입장에서는 향후 금융위 소명절차가 남아있고 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또 금감원의 징계 수위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고객들을 속이고 이들의 쌈짓돈을 날린 '원죄'에서 판매사들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라임자산운용과 결탁해 상품 설계단계부터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고 라임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도록 유도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그런데도 일부 증권사는 라임 사태의 근본 원인을 금감원의 감독·대응·수습실패라고 설명하는 내부 문건을 작성하는 등 남탓에 열을 올리고 있다. CEO에 대한 징계가 과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자기 잘못은 애써 외면하는 듯한 행태다.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금융투자협회는 제재심 결과가 나온 다음 날 오전 참고자료를 내고 금감원 제재가 협회장 임기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나재철 회장이 제재대상에 오른데 따른 설명 차원이었지만 제재심 결과에 따른 반성이나 책임론은 뒷전이었다.

향후 증권사에 대한 제재를 확정하는 금융위 의결과정이 남아 있고, 시중은행에 대한 라임펀드 제재심의위원회도 예정돼 있어 금융당국과 금융사 간의 책임 공방은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신경전이 계속되는 동안 피해 소비자들에 대한 보호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별로 높아보이지 않는다.

금융당국이나 금융사 모두 '면피'에만 열을 올리기보다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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