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카드사, 영세가맹점 지원 내세운 ESG 채권 발행 잇따르는 까닭은?
상태바
카드사, 영세가맹점 지원 내세운 ESG 채권 발행 잇따르는 까닭은?
  • 이예린 기자 lyr@csnews.co.kr
  • 승인 2020.12.03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드사들이 잇달아 ESG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드사들은 소규모 가맹점에 대한 결제대금 지급주기를 단축하거나, 금융취약계층의 대출금리 인하 또는 연체료 감면 등을 위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에 대해 사후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채권 은 환경개선, 사회적 가치창조,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사회적 기여를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채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발행된 ESG 채권 규모는 총 48조6530억 원이다. 전년 동기 15조830억 원에 비해 3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해 전체 발행 규모 25조6800억 원도 크게 웃돈다.

카드업계에서도 올해 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카드 등의 카드사가 약 1조6000억 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했다.

지난달 27일 하나카드는 '중소 가맹점 금융 지원'을 목적으로 밝히며 2000억 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으며 앞서 롯데카드 역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가맹점의 카드결제 대금을 조기 지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1500억 원 규모의 소셜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상반기에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각각 1000억 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으며 이미 올해 2회의 채권을 발행해 발행규모만 약 8000억 원에 달한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카드결제대금 지급주기 1영업일 단축' 등을 제공했다고 홈페이지 내에 별도로 공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 입장에서 ESG채권을 발행하면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하고 '착한기업'으로 거듭나며 브랜드 가치를 제고 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기업들의 연이은 ESG 채권 발행으로 채권 사용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명확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업들이 밝힌 최초 발행 목적에 맞게 자금을 집행했는지 사후검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채권을 발행한 금융회사들은 발행 후 투자 성과 등을 사회책임보고서를 통해 공시하거나 발표하는 것에 그친다.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한국에서 ESG의 활성화와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정부가 제도적 측면에서 관련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며 "ESG 투자 관련 규제 및 인센티브 제도도입, 기업의 ESG 관련 공시의무 강화 등 구체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로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신평이 유일하게 ESG 관련 인증평가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10월 한국중부발전의 발행 채권에 대한 등급을 매겼다. 현재 한신평 외에도 다른 국내 신평사들 또한 ESG채권 평가부문 진출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카드사 입장에서는 사후검증 관련 법적으로 규정된 제도는 없지만, 채권 발행 이전 기업 평가가 들어가는 만큼 신뢰를 바탕으로 발행이 진행되고 있으며 금융사 자율적으로 공시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법적으로 ESG 채권 사용 후 검증에 대한 제도가 미비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다만 금융사 자율적으로 채권 발행 후 공시하고 있는 상황이며 공시내용 바탕으로 채권 발행을 맡은 인수회사도 확인을 진행하기에 사고 위험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