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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제약사 CEO 올해 경영목표 성취도는?…유한·한미·일동 '신약개발' 종근당·보령 '내실성장'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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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제약사 CEO 올해 경영목표 성취도는?…유한·한미·일동 '신약개발' 종근당·보령 '내실성장' 성과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0.12.3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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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제약사들이 연초 신년사와 시무식을 통해 제시했던 경영 목표 가운데 글로벌시장 진출은 코로나19사태로 벽에 가로막힌 반면, 신약 개발과 신사업 발굴, 내실성장 부문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일동제약은 신약개발에서, 종근당과 보령제약은 내실 성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 유한양행, 신약개발·신사업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위대한 유한, 세계의 유한(Great Yuhan, Global Yuhan)'을 경영 목표로 혁신신약 개발과 신규 사업 확대를 강조했다. 

유한양행의 3세대 EGFR 표적 항암제 '레이저티닙'을 필두로 한 신약 개발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연구개발(R&D) 투자의 지속적인 확대로 순항 중에 있다. 현재까지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30개에 달한다. 

2018년 11월 얀센 바이오테크에 기술 수출한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이 추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 성과로 꼽힌다. 올해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9월 유럽임상종양학회(ESMO)에서 긍정적인 임상 결과 발표가 잇따르며 글로벌 혁신신약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연이은 해외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졌다. 최근 3년간 5건의 대규모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는데 올해 8월에는 미국 제약사 프로세사 파머수티컬에 기능성 위장관 질환 신약 'YH12852'를 기술 수출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유한양행의 라이선스 누적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1% 증가한 779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를 뒷받침하는 연구개발 투자도 매년 늘리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연구개발 비용은 전년동기 대비 22.5% 증가한 1246억 원으로 매출의 10.8%에 해당한다.

'뉴오리진'으로 대표되는 유한양행의 신사업은 최근 자회사 워랜텍을 앞세운 치과사업까지 확장됐다. 1999년부터 덴츠플라이시로나의 '아스트라'를 치과 병·의원에 공급해온 데 이어 2014년에는 덴츠플라이시로나와 임플란트 국내 공급 독점계약을 맺고 '앵키로스', '자이브' 등을 판매했다. 여기에 워랜텍의 '원플란트' 브랜드까지 추가해 탄탄한 임플란트 라인업을 구축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치과 분야 투자는 신사업 영역 확장의 일환으로 향후 더욱 늘려 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의약품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연구개발 아낌없이 투자한 한미약품, 1조 규모 기술수출 잭팟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은 올해 경영 슬로건으로 '제약강국을 위한 한미약품의 새로운 도전'을 내세우며 "앞으로 10년간 지금까지 쌓아온 내실을 기반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제약산업 본연의 가치 추구를 위해 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고(故) 임성기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적극적인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투자는 10대 제약사 가운데 매출 대비 비율뿐 아니라 투자비와 증감률에서 단연 선두를 기록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늘어난 1868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매출 대비 23.4% 비율을 기록했는데 이 수치도 전년동기 대비 4.3%포인트 늘어났다.

한미약품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인적 분할을 실시한 2010년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연구개발 비율을 매년 10%대 이상으로 유지했다. 영업 손실을 가져오면서까지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 2011년 12월부터 올해까지 총 10건의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올해 8월에는 MSD와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인 '랩스 GLP/글루카곤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N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제조 및 상용화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1조273억 원 규모로 체결했다.

이달 열린 미국혈액학회(ASH)에서는 급성골수성백혈병(AML) 혁신신약으로 개발 중인 'HM43239'를 투여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한 환자 임상 케이스를 발표했다.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에 대한 미국 FDA 허가신청 일정도 내년에 진행될 예정이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 신약개발 기업으로 체질개선 박차

이정치 일동홀딩스 회장은 올초 시무식에서 '혁신적인 성과 창출을 통한 재도약'을 경영 지표로 내걸고 성과·이익 중심 경영과 신약개발을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일동제약은 이러한 경영 목표에 부합하고자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데 더해 중앙연구소 조직도 올 상반기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연구와 개발 파트간 업무 연계와 의사소통이 용이하도록 통합하고 세부 부서들을 기능·분야 단위로 재편해 프로젝트 진행 효율성과 속도를 높였다. 사내 벤처 형식의 프로젝트팀(TFT)도 구성해 신약 후보물질 탐색과 상용화, 라이선스 아웃 등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연구개발 혁신은 지주사 전환 이후 일동제약을 단독대표로 이끌어온 윤웅섭 대표의 과감한 결단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재 영입과 더불어 매년 매출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사용하고 있고 바이오USA, 인터비즈바이오 등에 적극 참여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도 적극 추진 중이다.

올해 3월에는 독일 제약사 에보텍과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2형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과 NASH 신약 등의 연구과제 협력을 시작했으며 성과에 따라 이후 협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5월에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형태의 자회사 아이디언스(대표 이원식)를 설립했다. NRDO는 새로운 신약을 직접 발굴하지 않고 개발만 전담하는 사업모델이다. 현재 아이디언스는 일동제약의 파프(PARP)저해제 후보물질인 ‘IDX-1197’의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은 비용 효율성과 리스크를 고려, 5개 분야로 대거 정리됐다. 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은 총 25개로 암, 간 질환(NASH), 중추신경계(CNS), 안질환, 메타볼릭증후군으로 분류된다. 

◆ 종근당·보령제약, 외형에 내실까지…실속 성장 눈길

내실 성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곳은 종근당과 보령제약이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과 안재현 보령제약 대표 모두 책임경영을 통한 내실 있는 성장을 연초 목표로 내세워 값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종근당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올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6% 성장한 9658억 원으로 이 추세라면 연매출 1조 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05.9% 늘어난 1106억 원을 기록했다. 기존 주력 제품과 신제품 판매 증가가 전체 실적 성장을 이끌었는데 오랜 사업 경험을 토대로 쌓아올린 국내 영업 네트워크와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성장의 뒷받침이 됐다. 

자체 개발한 제품(텔미누보, 이모튼, 타크로벨 등)과 도입 품목(케이캡, 프롤리아 등)의 조화로운 성장으로 외형과 내실 모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항암제 매출이 독보적인 보령제약도 2018년 턴어라운드 성공 이후 코로나19 여파에도 안정적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창사 62년 만에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매출이 4235억 원으로 10%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354억 원으로 8.2% 늘어났다.

자체 개발한 고혈압 국산신약 '카나브 패밀리'와 도입약인 '트루리시티', '젬자', '젤로다', '스토가' 등 주요 전문의약품(ETC)이 성장세에 기여했다. 제네릭 비중이 낮은 대신 자체 개발 신약 '카나브' 매출이 지속 성장하면서 이익이 뚜렷하게 개선된 것이다. 

보령제약의 올해 연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4% 늘어난 6063억 원, 영업이익은 14.7% 늘어난 486억 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재현 보령제약 대표가 연초 경영 목표로 제시한 수익 중심 경영이 실제로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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