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 신임 대표는 글로벌전략에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증권사 근무 경력이 없고 해외에서만 근무한 탓에 전임자에 대한 검찰수사로 어수선한 내부 조직을 다잡고 치열한 IB부문 경쟁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평가가 분분한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은형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확정했다.
이 대표는 1974년생으로 증권업계에서 최연소 CEO다. 2011년 하나금융그룹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과 중국 민생투자그룹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작년부터 하나금융그룹 글로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5개 국어에 능통하고 글로벌네트워크를 보유하는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이번 선임 배경에 "글로벌 사업 확장에 기여함으로써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경쟁을 넘어 글로벌에서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최근 금융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도 적임자라는 평가다.
이 대표는 민생투자그룹 부회장 재직 시절 사회공헌과 ESG분야를 담당했고 이후 하나금융에 합류한 뒤 글로벌 부문 부회장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이끌었다.
이번 선임으로 이 대표는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ESG경영 집중 등을 강조한 만큼 하나금융투자에서도 관련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가 최근 주식 선행매매 등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적발된 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후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의외의 인물이 발탁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이진국 대표 시절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뛰어난 경영성과를 냈지만, 이은형 대표의 경우 과거 증권사 근무 이력이 없는데다 경력이 대부분 중국 활동에 연관돼 있어 국내 사업 이해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따른다.
하나금융투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1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46.6%(1306억 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하나금융그룹 내 비은행부문 비중에서도 지난해말 기준 34.3%로 2017년 20.8%에서 3년간 10%포인트 넘게 성장한 바 있다.
이은형 대표는 이 같은 실적 기조를 잘 이어가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더불어 최근 하나금융투자가 IB(투자은행) 확대 의지를 드러내면서 이 대표의 행보가 더욱 중요히 여겨진다.
지난해 초 하나금융투자는 자기자본 4조원대 초대형 IB로 자리잡기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현재 초대형 IB 지정 신청을 진행 중이며 지정이 된다면 단기금융업(발행어음)도 할 수 있다.
초대형 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금융위를 통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자기자본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현재까지 초대형 IB 5곳 중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이다.
한편 이진국 전 대표는 하나금융그룹내 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