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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지 않겠다"…트럭시위·집단소송·불매운동 등 곳곳서 소비자 조직적 집단 행동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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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있지 않겠다"…트럭시위·집단소송·불매운동 등 곳곳서 소비자 조직적 집단 행동 본격화
산업 분야 막론하고 공격적 대응 사례 많아져...기업들 긴장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4.06 07:19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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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한 불만을 불매운동이나 트럭시위, 집단소송으로 표출하는 집단 행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광장이 마련됐고 이를 기반으로  생산부터 유통, AS까지 스스로 권리를 찾겠다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의지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통신과 게임, 식품·유통, 자동차 등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소비자들의 조직적 움직임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네이버카페 '수소 커뮤니티 넥쏘카페' 회원들은 최근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수소연료전지 스택 보증기간 확대를 위한 소비자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카페 회원들은 연료전지 스택에서 결함이 자주 발생하는데 보증기간이 10년(16만km)으로 이후 스택 교체 시 40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평생 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넥쏘카페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 21일까지 1042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연료전지 스택 고장 현황을 집계했다. 울컥거림 증상 후 스택을 교체한 회원은 26명(2.5%), 스택 교체 후 다시 울컥거림 증상이 나온 회원은 3명이며 연료전지시스템 점검, FCEV 등 경고등 출현으로 부품을 교체한 회원은 8.6%로 나타났다.

서명운동은 4일 기준 1700명 이상(4일 오후 1시 기준 1729명)이 모였다. 회원들은 연료전지 스택은 수소를 전기로 만들어 곧바로 동력원으로 사용하므로 사실상 엔진과 다름없다는 주장과 함께 스택 보증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전단지를 전국 45개 충전소에 배포하고 제안·민원 창구인 국민신문고와 청와대 국민청원도 동시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수소 커뮤니티 넥쏘카페'에서 수소연료전지 스택 보증기간 확대를 위한 소비자 서명운동과 전단지 배포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은 한 카페회원이 올린 넥쏘 경고등 출현 사진(자료 출처: 수소 커뮤니티 넥쏘카페)
▲네이버 카페 '수소 커뮤니티 넥쏘카페'에서 수소연료전지 스택 보증기간 확대를 위한 소비자 서명운동과 전단지 배포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은 한 카페회원이 올린 넥쏘 경고등 출현 사진(출처: 수소 커뮤니티 넥쏘카페)

이통3사의 5G 서비스 품질에 뿔난 소비자들의 집단소송도 시작됐다.

네이버카페 '5G 피해자모임'은 최근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5G 서비스 손해배상 집단소송 참여 인원을 모집 중이다. 6월경 통신 3사를 상대로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공동소송에는 지난 달 22일부터 30일까지 약 3000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소식이 알려지면서 3일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참여 인원은 4일 기준 6800명을 돌파했으며 조만간 1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단체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2일 '5G 피해자 모임'은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어 5G 서비스 이용 요금을 환수해 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들 소비자는 SKT뿐만 아니라 KT, LG유플러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앞에서도 시위를 추진할 계획이다. 

5G는 상용화 3년차에 접어들었으나 속도 등 품질 논란을 해소하지 못했다.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와 서비스를 내세워 월 8만 원 이상의 고가 요금을 받았으나 통신 연결이 끊기거나 LTE로 전환되는 등의 문제가 계속됐다.

카페 회원들은 "데이터 속도가 느리고 배터리도 빨리 소진돼 속상하다", "5G가 빠르다고 광고해 가입했으나 빠르지도 없고 요금만 과다 부과돼 사기당한 것 같다", "가격만 비싸고 먹통일 때가 많다", "5G 1분 뜨더니 바로 LTE로 전환됐다"는 이유로 소송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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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5G 피해자모임'에서는 5G 집단소송에 동참한다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가운데는 '화난사람들'의 5G 집단소송 내용(자료 출처: 5G 피해자모임, 화난사람들)
게임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국회와 게임사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벌였다. 본사에 직접 찾아가 담당자에게 문제를 직접 전달하거나 별점테러, 불매운동 등도 병행하고 있다. 

올 초 촉발된 유저 트럭시위는 △넷마블 한국페이트그랜드오더(Fate/Grand Order, 페그오)를 시작으로 △넥슨 바람의나라: 연과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엔씨소프트 프로야구 H2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으로 이어졌다. 
 

▲(왼쪽 위부터) 넷마블 페그오, 넥슨 바람의나라: 연, 엔씨소프트 프로야구 H2,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오리진 트럭시위 현장 사진(출처: 각 게임사 공식 커뮤니티)
▲(왼쪽 위부터)넷마블 페그오, 넥슨 바람의나라: 연, 엔씨소프트 프로야구 H2,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오리진 트럭시위 현장(출처: 각 게임사 공식커뮤니티)
지난 달 21일에는 'NO엔씨' 슬로건을 내세운 엔씨소프트 불매운동도 등장했다. 리니지M은 올해 1월 말 아이템 과금 비용을 낮춰주는 업데이트를 단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형평성 문제로 시스템을 롤백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템 강화가 증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이템 강화를 위해 1억6000만 원가량을 과금한 유저도 있었는데 보상은 5000만 원 규모에 불과했다. 

'리니지M 유저모임'은 불매운동과 함께 트럭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엔씨소프트 본사에서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열리는 창원NC파크에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트럭시위를 진행한다.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라그나로크M 유저들도 게임사를 상대로 15억 원대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아이템 복사 사건과 라그나로크M의 확률 조작 사건으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15억 원은 라그나로크 온라인 내 10억 원어치와 라그나로크M 내 5억 원어치 과금액을 합친 금액이다.
 

▲엔씨소프트에서 운영하는 리니지M 공식 커뮤니티(왼쪽)에는 최근까지도 불매운동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오른쪽은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라그나로크M' 유저들의 단체 소송에 대한 입장
▲엔씨소프트에서 운영하는 리니지M 공식 커뮤니티(왼쪽)에는 불매운동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오른쪽은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라그나로크M' 유저들의 단체 소송에 대한 입장

통신과 게임, 자동차업계 등은 질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는 소비자 입장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집단소송, 불매운동, 트럭시위 등이 사태 공론화를 이끌어낸 만큼 향후 사소한 불만으로도 소비자 집단행동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고객센터뿐 아니라 국가 기관에서 운영하는 여러 소통창구가 존재하는데 굳이 집단 소송을 준비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여러 창구를 통해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목소리를 다양하게 수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기업 서비스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 목소리에 대해 업계도 적극 경청하고 있으며 좀 더 나은 서비스를 고민하는 자성의 계기 및 발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권익포럼 이은영 이사장(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은 "인터넷의 발달로 이전과 달리 소비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광장이 많이 생기면서 동일한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이 의기투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인터넷에서 집단적인 불만과 해결책을 토론한 뒤 집단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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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2021-04-10 23:07:04
스택은 평생보증하고 수소용기도 내구연한을 올려야 된다고 봅니다 사기전엔 이런문제가 있을줄 몰랐습니다 10년도 못탈수 있다는심각한 문제인데 현대차는 이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세계 어디서도 수소차를 판매할 수없을겁니다
수소차 심장 연료전지스택 평생보증하라!!!!

김미경 2021-04-10 17:54:41
넥쏘 오너입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차량 테스트를 하는 것도 아닐텐데 팔린 대수 대비해서 이정도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회사네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모르쇠로 일관하다 큰 사고가 나야 그제서야 나설 참인지... 정부 관련부처도 무책임하긴 마찬가지고..
현재로선 그 나마 덜 불안하게 운전하고 다닐수 있게 스택 평생보장이라도 해줘야겠지만 장기적으론 선제적으로 현재 달려있는 스택 전체를 갸선된 제품으로 교체해줘야하는게 맞다 생각됩니다.

김기봉 2021-04-10 10:52:25
넥쏘 미완성의 연료전지스택!!!
수명 16만km 짜리를 누가리고 아웅하는 16만 보증기간으로
구매자께 정확히 고지하지 않고 판매 허가한 정부와 현대는
이 후 구매자들에게 사실을 정확히 고지 해야하며
기 구매자들에게는 반드시 책임보증연장을 실시해야 합니다.
넥쏘는 미완성의 기술을 구매자들을 이용해 완성해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책임보증연장을 실시해야 합니다.

이태준 2021-04-10 10:39:55
현대 자동차 넥쏘 스택 평생보증 시행 하라 보증기간 끝나면 수리비 몇천 만원 입니다.
저희는 환경을 위하여 차를 구매했지 4천만원 주고 베타테스터가 되기 위해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전영춘 2021-04-10 09:21:24
넥쏘 스택 10년 16만키로 무상보증
평생보증 시행하라
무상보증기간 지나면 스택교환비
4천만원
수소용기 사용기한 15년 이후 폐차각
용기3개 교환비용 2100만원
사용기한 연장하라
자동차정기검사외에 별도로
4년마다 수소용기 내압검사비가
274.000원
내압검사비 인하하라
위 모든게 수소차 활성화에 저해요소입니다

정부나 현대차는 반드시 심사숙고해서
법령개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