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사는 송 모(남)씨는 2월19일 인천 중고차 단지에서 더뉴스포티지R 2014년식 차량을 구매했다. 성능점검기록부상 누유, 침수, 전손 이력이 없는 차량을 골랐고 판매 딜러가 “국가가 의무 가입시키는 보증 보험을 통해 수리도 다 할 수 있다”고 말해 구매를 결정했다. 차량 인수 후 고속도로 주행중 RPM 3000, 속도가 80Km로 고정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정 정비소에서는 차량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또 다른 정비소에서는 밋숀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불안해진 송 씨가 삼성화재에 문의하자 “엔진 등에 누유가 없어서 보험진행이 어렵다”고 안내했다. 송 씨는 “주행중 큰 사고가 날 뻔했고 고장이 확실해 영상도 찍어놨는데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게 이해되질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중고차 구매시 가입하는 보증보험이 까다로운 보상 조건으로 허울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증 품목에 문제가 생겨도 제한 사항을 내걸어 보장받기 어렵다는 불만이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는 중고차 구매후 보증 범위 부품에 문제가 생겨도 까다로운 제한 조건 때문에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중고차 구매시 차량 품질, AS 등 문제가 계속되자 국토교통부에서는 2019년부터 차 매매상에서 판매되는 모든 중고차에 대해 '성능보증보험'에 의무가입하도록 했다. 구매시점부터 정해진 기간이나 주행거리에 따라 주요부품이 망가지면 보증수리를 해준다는 내용이다.
2020년 6월에는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 책임보험’ 개선책을 마련하고 소비자가 30일 또는 2000km 내에 점검받은 차량의 성능을 보증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예를 들어 변속기 관련 부품이 고장난 경우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책임 보험사들은 ▶변속기 오일 유량 및 누유가 원인이 돼 부품이 고장 난 경우 ▶위 부품이 원인이 돼 오일 누유 혹은 냉각수 누수가 발생한 경우라는 조건을 붙이고 있다.
누유가 없이 단순히 부품에 문제가 생긴 때는 보장받기 어려운 셈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보증 보험만 믿고 중고차를 덜컥 구매했다가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구조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을 통해 토크 컨버터의 이상 유무는 체크가 됐을 것이고 따라서 당연히 보증도 가능해야 한다”며 “변속기 등은 비싼 축에 속하는 부품이며 누유로 인한 고장은 전조 증상 등을 보여주는 부분인데 이를 고장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고 말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