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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으로 수업 들었을 뿐인데 수십만원 국제전화 요금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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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으로 수업 들었을 뿐인데 수십만원 국제전화 요금 폭탄
  • 최형주 기자 hjchoi@csnews.co.kr
  • 승인 2021.05.10 0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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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구에 사는 유 모(여)씨는 휴대전화 문자로 국제전화 요금 결제 안내를 보고 깜짝 놀랐다. 대학교 수업이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는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수업 중 ‘전화 연결’ 버튼을 누른 것이 화근이었다. 유 씨는 3월 18만 원, 4월엔 52만7400원이라는 고액 전화 요금을 부담해야 했다. 유 씨는 “줌을 이용하며 전화로 서비스를 연결할 때 아무런 경고도 없었고 학교의 사전 공지 사항도 없었다”며 “학생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금액이지만 학교 측에선 개인의 과실이라 책임질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 모씨가 받은 국제전화요금 문자. 7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청구됐다.
▲유 모씨가 받은 국제전화요금 문자. 70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청구됐다.
화상회의 서비스 ‘줌(Zoom)’을 이용하며 고액의 국제전화 요금을 청구 받은 소비자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줌은 인터넷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서비스 된다. 하지만 설정에 따라 전화를 통해 연결할 수도 있다.

국제 전화 요금이 청구되는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오디오 설정방식에 있다.

주최자는 줌 회의를 개설할 때 오디오 설정을 △전화 △컴퓨터 오디오 △전화와 컴퓨터 오디오 등 3가지 중 한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이때 주최자가 전화 방식으로 회의를 개설하면 서로 전화 통화를 하는 셈이기 때문에 전화 요금도 청구된다.

주최자의 회원 계정이 미국으로 설정됐다면 참가자들은 미국의 주최자와 통화하게 되므로 국제전화 요금이 부과된다.
 

▲회의 주최 시 전화 연결(Telephone)을 선택하면 접속하는 참가자들과 국제전화로 연결될 수 있다.
▲회의 주최 시 전화 연결(Telephone)을 선택하면 접속하는 참가자들과 국제전화로 연결될 수 있다.
 
▲회의를 열 때 한국 지역인지, 다이얼이 한국 번호로 돼 있는지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회의를 열 때 한국 지역인지, 다이얼이 한국 번호로 돼 있는지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회의에 접속하는 회원은 입장 전 팝업을 통해 데이터와 전화접속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지만 '국제 전화료가 부과된다'는 경고 문구는 따로 없어 잘 모르고 접속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게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결국 줌의 복잡한 회의 개설 방식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고액의 국제 전화 요금은 모두 소비자의 책임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화면에서 전화 접속을 누를 경우 회의 주최자의 설정에 따라 국제 전화 요금이 청구될 수도 있다.
▲이 화면에서 전화 접속을 누를 경우 회의 주최자의 설정에 따라 국제 전화 요금이 청구될 수도 있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리케이션 내에 국제 전화 요금 부과 등의 고지가 따로 없는 부분을 통신사들이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최근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고객 문의가 접수돼 국제전화 사용을 차단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통신사의 경우 최근까지 이 같은 소비자의 요구에 대해 고객의 전후 사정을 파악해 환불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한 악용 사례가 우려돼 현재는 환불이 불가하도록 전환했다.

'줌'에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문의했지만 어떤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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