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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감원장 공석 한 달, 금융시장 불확실성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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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감원장 공석 한 달, 금융시장 불확실성 키운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6.03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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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7일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퇴임 후 차기 원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금감원장 자리가 장기간 공석 상태다. 한 달 가까이 금융감독기관 수장이 없는 초유의 공백사태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공석이 길어지는 이유는 상급기관인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수장 교체설이 나오면서 금감원장 인선이 후순위로 밀렸기 때문이다. 두 장관을 유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뒤로 차기 금감원장 후보에 대한 구체적인 하마평이 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과 맞물려 '시한부 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차기 금감원장에 도전할 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인물난'을 거론하기도 한다. 

역대 금감원장 임기를 살펴보면 차기 정부 출범 시기에 맞춰 현직 원장들이 차례로 사임하는 관례가 있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권혁세 전 원장은 임기 1년을 남기고 퇴임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을 때도 진웅섭 전 원장이 임기 만료 3개월을 남기고 하차했다. 

내년 3월 초 대선을 염두해볼 때 차기 원장은 이 달 취임을 하더라도 그동안의 관행을 적용하면 길어야 임기가 1년 남짓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1년짜리 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자리를 누가 받겠냐는 게 세간의 평가다.

그러나 전후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감원장 자리를 장기간 비워두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전임자였던 윤 전 원장은 보장된 임기 3년을 모두 채우고 퇴임한 '예정된 인사'였다는 점에서 후임자를 물색하고 검증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심지어 채용청탁 의혹과 외유성 출장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을 했던 전임 원장들의 경우 갑작스러운 퇴임이었지만 후임자가 3주 이내로 임명되면서 수장 공백을 최소화했다. 개각 등 외부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금감원장 자리를 한 달 가까이 방치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금감원장 공석은 소비자와 금융회사 모두에게도 금융감독 및 소비자보호 정책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도 부정적인 요소다. 금감원은 수석부원장 체제 하에서도 검사, 제재 및 분쟁조정 등의 본연의 업무를 공백 없이 수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선장 없는 배가 추진력이 약화되는 것은 뻔한 일이다. 

게다가 후임 원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에 대해서도 업권과 심지어 금감원 노조에서도 반기를 드는 등 임명 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금감원장 공석상태의 해소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나 불필요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시급한 시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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