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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사모펀드 사태 겪었는데...은행 펀드 시장은 '쌩 찬바람' 증권사는 '펄펄 끓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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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사모펀드 사태 겪었는데...은행 펀드 시장은 '쌩 찬바람' 증권사는 '펄펄 끓어'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8.2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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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태 이후 펀드 시장에서 은행과 증권사 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연루된 주요 은행들이 영업정지등의 제재를 받은 은행은 얼어붙은 반면 증권사는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전년 대비 23.1% 감소한 16조4864억 원에 그쳤다. 반면 증권사 판매잔고는 같은 기간 13.4% 증가한 399조7285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행장 허인)이 5조890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행장 권광석)이 2조3534억 원, IBK기업은행(행장 윤종원)이 1조6946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사모펀드 잔고가 모두 감소했다. 

반면 증권사들은 같은 기간 모두 판매 잔고가 늘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이 55조6831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투자(대표 이영창) 48조8775억 원, 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김재식) 40조8682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도 잔고를 늘렸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사태 이후 사모펀드 최소 투자금액을 1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고난도 융투자상품 판매원칙을 시행했다.  올해 3월 말부터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펀드 판매 절차가 한층 강화돼 판매 채널은 더욱 좁아졌다. 

하지만 같은 환경에서도 은행들의 사모펀드 판매규모는 크게 위축됐지만 증권사는 오히려 급증하면서 대조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는 은행과 증권사의 고객 타겟층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과거 사모펀드의 상당수를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해왔다. 사모펀드 사태 직전이었던 지난 2019년 7월 말 기준 은행권 사모펀드 판매잔고의 37.8%가 개인투자자였다. 

그러나 사모펀드 사태 이후 판매절차가 강화되고 불완전판매와 각종 징계로 판매 자체가 위축되면서 올해 7월 말 기준 은행 사모펀드 개인 판매비중은 16.4%까지 떨어졌다. 은행의 개인투자자 판매잔고도 2019년 7월 10조9681억 원에서 올해 7월 말 2조70009억 원으로 75.4%나 감소했다. 은행들은 사모펀드 사태의 직격탄을 그대로 맞은 셈이다.

반면 증권사의 경우 주요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됐음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 비중이 적고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올해 7월 말 기준 증권사 사모펀드 개인투자자 판매잔고는 2년 전 대비 4.2% 감소한 15조1470억 원이었지만 같은 기간 일반법인(47.8%)과 금융기관(24.6%) 판매잔액이 급증하면서 찬바람을 피했다. 특히 판매비중이 가장 높은 금융기관 판매잔고는 같은 기간 234조 원에서 292조 원으로 58조 원 순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모펀드 사태'에도 불구하고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금융기관 및 일반법인 등 큰 손들은 메자닌을 활용한 헤지펀드나 부동산 대체투자펀드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어 기관 및 법인들의 사모펀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옵티머스, 디스커버리펀드 등 문제가 된 사모펀드 규모는 1~2조 원 내외로 400조 원에 달하는 사모펀드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하면 매우 작은 편이었고 대체투자 영역이 확장되면서 사모펀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은행권의 주고객 이탈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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